[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자영업자의 몰락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총 100만8282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폐업률은 9.04%로 2년 연속 상승 중이며 폐업자 절반 이상이 폐업의 사유로 사업 부진(50.2%)을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지급된 노란우산공제 폐업 공제금은 83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며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 금액도 상반기에만 1조1905억 원을 넘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6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된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부담도 더욱 커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급 위기 상황을 맞은 소상공인에게 이번 인상은 심각한 경영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호소했고 중소기업중앙회는 "국내 고용의 80%를 책임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인건비 부담으로 일자리 축소에 직면할 것"이라며 부작용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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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기부] |
이처럼 국내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소상공인의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상공인 부담경감 크레딧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이 제도는 전기·가스·수도요금과 4대 보험료 등 고정 지출 항목에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50만 원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지난 14일부터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이번 부담경감 크레딧의 지원 대상은 2024년 또는 2025년 연 매출액이 0원 초과 3억 원 이하이며 현재 영업 중인 사업자다. 매출은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자료를 통해 확인되며 2025년 개업해 아직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지 않은 소상공인과 법인 면세사업자는 스스로 매출액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개업일은 2025년 5월 1일 이전이어야 하며 유흥업, 담배 중개업, 도박 기계 및 사행성업, 가상 자산 매매 및 중개업 등 일부 업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동일인이 복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 1개 사업체만 신청 가능하고 공동대표가 운영하는 사업체는 주대표 1인만 신청 가능하다.
이번 부담경감 크레딧은 사업주 본인의 카드에 포인트 형태로 1인당 50만 원이 지급되며 해당 카드로 전기, 가스, 수도요금 및 4대 보험료를 납부하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차감된다. 포인트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며 기한 이후 잔액은 국고로 회수될 예정이다.
신청 기간은 7월 14일부터 11월 28일까지다. 신청 초반 5일간은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 기준 5부제 운영이 적용되고 7월 19일부터는 모든 대상자가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부담경감크레딧.kr' 또는 '소상공인24'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별도의 실물 서류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부담경감 크레딧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전용 콜센터(1533-0600) 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통합 콜센터(1533-0100)를 통해 가능하다. 부담경감 크레딧 누리집에서도 자세한 신청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일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크레딧 사용에 대한 불편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신문고에는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은 임차인으로 건물에 입주해 있는데 전기, 수도요금이 관리비에 포함돼 한꺼번에 청구된다"며 "이런 경우에는 전기 요금 항목을 카드로 결제할 수 없어 크레딧을 사용할 수 없으니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지원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과금은 모두 관리비에 포함돼 있고 건강보험료도 금액이 적어 포인트를 거의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 "카드 포인트를 쓰려면 기존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해지하고 다시 카드 납부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고 또 카드로 납부하면 카드 수수료도 추가로 내야 된다", "한국전력 측에서는 계약 전력 20kW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카드 납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이 씨(44세)는 "저도 사업장의 수도·가스 요금은 관리비에 포함돼 있고 전기 요금은 계약전력이 높아 카드 납부가 불가능하다. 4대보험은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걸 또 카드에서 빠져나가도록 어떻게 바꿔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소상공인의 고정비를 덜어준다는 제도 자체의 취지는 정말 좋지만 그냥 현금 지원이었다면 훨씬 편하고 좋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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