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늘 세 분께 전달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2021시즌부터 키움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키움은 70승 7무 67패의 성적을 거두며 5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이듬해 80승 2무 62패로 페넌트레이스는 3위로 마쳤지만, 가을무대에서 LG 트윈스를 잡아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 준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에 키움은 홍원기 감독에게 재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이후 키움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김혜성(LA 다저스) 등 주축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향하면서 팀 전력은 자연스럽게 약화됐고, 2023년 58승 3무 83패로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키움은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문제는 이렇게 성적이 나오지 않는 기간 유망주 육성도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키움은 올해도 전반기 27승 3무 61패로 압도적 '꼴찌'에 머무르게 됐고, 이에 올스타브레이크 기간을 통해 키움이 칼을 빼들었다. 홍원기 감독을 비롯해 고형욱 단장과 김창현 수석코치를 모두 경질하게 된 것이다.
홍원기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키움은 2군 사령탑을 맡고 있던 설종진 퓨처스 감독에게 1군을 맡긴다. 설종진 감독은 오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군 감독직을 맡는다. 그리고 김창현 수석코치의 공백은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1군, 2군 코치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키움은 "더불어 1군과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도 일부 변화를 준다. 퓨처스팀 김태완 타격코치는 1군 타격코치로 보직을 변경하고, 오윤 1군 타격코치가 퓨처스팀 타격코치 겸 감독 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노병오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1군 불펜코치로 올라오고, 정찬헌 1군 불펜코치가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키움은 이날 고형욱 단장을 경질하면서, 곧바로 신임 단장을 선임했다. 바로 허승필 신임 단장이다. 허승필 단장은 2011년 한화 이글스에 입사해 운영팀 국제 업무 경험을 쌓은 후 2016년 키움 합류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파트너십 체결 주도, MLB 포스팅 관련 업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등 국제 파트 전반을 책임졌다. 2022년부터는 운영팀장으로서 선수단 관리 및 운영 업무를 총괄해왔다.
허승필 신임 단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팀의 변화와 도약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키움은 이같은 결단을 언제 내렸을까. 키움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올해뿐만 아니라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성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다. 전반기까지 흐름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지금의 분위기나 체제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전반기가 끝난 직후 어느 정도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 코치에게 전달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 관계자는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라고 판단을 했다.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 일정을 돌입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통해 새롭게 시작을 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구단 주요 보직에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만큼 키움은 허승필 신임 단장의 주도 속에서 본격적으로 변화를 꾀한다. 다만 차기 사령탑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키움 관계자는 "차기 감독님은 신임 단장이 주도적으로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구단 내부 인원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할지, 외부 인원을 영입할지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