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KGM(KG 모빌리티)에서 ‘액티언 하이브리드(HEV)’를 선보이고 중형 HEV SUV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수입차를 닮은 외관 실루엣으로 눈길을 끌기 충분하고, 출력에 대한 부족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 또한 높은 수준을 기록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HEV SUV를 찾는 이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KGM은 지난 11일 액티언 HEV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은 서울 강남 세곡동에 위치한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에서 경기도 양평군 일대까지 왕복 약 90㎞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에 앞서 KGM 측은 액티언 HEV에 대해 “국산 HEV SUV 중 최대 배터리 용량을 갖췄으며, 최고 모터출력도 경쟁 모델들을 웃돈다”고 강조했다.
액티언 HEV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후면 테일게이트(트렁크 도어) 우측 하단에 HEV 배지가 부착된 정도가 이 차량이 HEV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외관 실루엣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를 닮았다. 이는 일장일단으로, “예쁘다”, “오마주가 과하다” 등 평가가 엇갈린다. 여기에 한국미를 강조하기 위해 액티언 HEV의 앞쪽 주간주행등 사이에는 팔괘 무늬 중에서 ‘건곤감리’를 새겨 넣었다. 전면 건곤감리는 어두운 곳에서 주간주행등처럼 빛을 내 존재감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뒤쪽 리어램프도 ‘곤(☷)’ 무늬로 디자인했다.

차량은 높이가 약간 낮은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액티언 HEV 전고는 1,680㎜에 불과하다. 덕분에 차량이 날렵해 보인다. 전장(길이)와 전폭(너비)은 각각 4,740㎜, 1,910㎜로, KGM 측이 경쟁 모델로 꼽은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E-테크 HEV △기아 쏘렌토 HEV 2종에 비해 길이는 40∼75㎜ 짧고 너비는 10∼30㎜ 크다.
액티언 HEV의 차체 크기만 보면 타사 중형 SUV와 비슷해 보이지만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2,680㎜로, 135∼140㎜ 짧다. 액티언 HEV의 휠베이스는 자사 준중형 SUV 모델 토레스와 동일하며, 현대자동차·기아의 준중형 모델 투싼·스포티지 HEV 모델보다 짧다.
그나마 가격이 타사 준중형·중형 HEV SUV보다 저렴한 편이라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KGM이 액티언 HEV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내 인테리어 레이아웃을 토레스와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적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다.
토레스와 차이점도 존재한다. 액티언 HEV 고유의 스타일로는 더블D컷 스티어링휠을 적용한 점이 가장 큰 부분이며, 기어레버 앞부분의 작은 수납공간을 없애고 대신 대시보드 중앙 공조기 아래 수납공간에 덮개를 하나 설치한 점도 차이점이다. 이 외에는 대체로 비슷하다. 디스플레이 그래픽과 화면 분할로 공조장치 조작부를 모니터 오른쪽에 배치한 것도 동일하다.

공조장치 조작부는 운전석 등받이에서 등을 살짝 떼고 팔을 뻗어야 닿는 위치인데, 여성 또는 팔 길이가 짧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약간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또 1열 열선·통풍 기능도 공조기 조작부 아랫부분에 터치 조작으로 3단계 조절을 할 수 있는데, 열선·통풍 기능 단계 표시가 얇아 밝은 곳에서는 시인성이 약간 떨어진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면 작동 단계를 숫자로 표시하거나 단계 표시등을 조금 굵게 처리하면 좋을 것 같다.

2열에서는 창문 부분에 수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햇빛가리개를 적용한 점이 사소하지만 동승자를 배려한 점이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1열과 2열 탑승객 모두가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도 있다.
1열과 2열 공간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특히 2열 레그룸은 180㎝ 성인 기준 무릎 앞으로 500㎖ 생수병 하나가 세로로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남는데, 편안하게 다리를 꼬아도 공간이 남는다. 또 2열 등받이 각도를 뒤로 살짝 기울일 수 있어 편안하다. 1열도 편안하긴 하지만 시트가 약간 단단한 편으로 느껴졌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도 일부 존재한다. 2열 암레스트(팔걸이) 컵홀더 깊이가 얕고 사이즈가 작다. 500㎖ 생수병을 2열 컵홀더에 꽂으면 아랫부분만 겨우 들어가서 주행 중에 흔들리고 넘어질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음료수 병이나 뚜껑이 있는 텀블러는 도어패널 부분의 물병 수납공간을 이용하면 되지만, 카페에서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컵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 기준에서 불편한 점은 무선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하지 않는 점과 운전석에 설치된 2열 창문 개폐 레버에 파워윈도우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점이다.
요즘 차량들은 대부분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는데, 액티언 HEV는 스마트폰 미러링을 유선으로만 지원해 약점으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에서 조작하는 창문 개폐 레버도 세심함이 부족하다. 운전석에 설치된 창문 개폐 레버를 보면 1열 좌우 창문 레버에만 ‘오토’ 글자가 새겨져 있다. 1열 창문은 파워윈도우 기능이 탑재돼 한번 조작으로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고 올릴 수 있는데, 2열 창문 개폐를 위해서는 레버를 계속해서 누르거나 당기고 있어야 한다. 사소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주는 요소다.
주행감은 출력이 넉넉하게 느껴지고, 부드러운 가감속이 만족스럽다. 특히 스티어링휠 좌우 뒤쪽에는 회생제동 단계를 0∼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설치돼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3단계로 설정하고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감속이 되는 느낌은 체감할 수 있지만 전기차 같은 강한 회생제동은 아니라서 꿀렁이는 느낌은 크지 않다. 회생제동을 0단계로 끄고 주행하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타력주행(탄력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간 스티어링휠 조작감은 약간 묵직하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사이드미러가 큼지막한 점도 만족스럽다. 큰 사이드미러 덕에 주행 중 후측방 시야가 넓어 보다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풍절음은 100㎞/h 이하 속도에서는 거슬리지 않은 정도다. 노면 소음은 80㎞/h 이하에서는 잘 들리지 않지만 이 이상 고속으로 속도를 높이면 일반적인 수준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된다. 오디오 시스템은 알파인 제품이 적용됐는데, 소리가 풍부하고 볼륨을 높여도 깨끗한 음질이 만족도를 높인다. 음악을 들으면서 주행한다면 유입되는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상쇄가 되는 수준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컴포트·스포츠 3가지가 있는데, 주행모드를 변경하려면 센터페시아 메인 디스플레이 상단바를 내려 주행모드 버튼을 터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행모드 변경 버튼이나 다이얼은 스티어링휠에 부착돼 있거나 기어레버 주변에 위치하는데, 액티언 HEV 스티어링휠 클락션 오른쪽 아래에는 ‘오토홀드’ 버튼이 설치됐다. 오토홀드 버튼과 주행모드 변경 버튼의 위치를 바꾼다면 더 좋을 듯하다.
시승 간 액티언 HEV의 연비는 강남 세곡동에서 양평군까지 편도 40㎞를 주행하는 동안 15.6㎞/ℓ를 기록했다. 시승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16㎞/ℓ 이상 연비를 기록한 이들도 존재했다. 대체로 공인 연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모습이다.
KGM 액티언 HEV는 ‘가성비 HEV 중형 SUV’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합리적인 가격에 넓은 공간을 갖춘 모델, 준수한 연비까지 원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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