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도 몰랐던 롯데 1차 지명의 활약, 하지만 만족은 없다 "전반기? 60점, 후반기에 더 짜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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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SSG의 경기. 롯데 선발 이민석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반기요? 60점이요"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은 올해 10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찰리 반즈-터커 데이비슨-박세웅-김진욱-낙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 구상했던 로테이션이 전반기도 채 버티지 못하고 와해됐다.

여기서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 바로 이민석이다. 이민석은 지난해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을 때 그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했는데, 당시엔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김진욱이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1군에 콜업,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당시 이민석은 5이닝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에 두 번째 기회를 안겼고, 최고의 성과로 보답했다. 이민석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KT 위즈전에서 6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을 바탕으로 5월 22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5이닝 1실점(1자책)으로 데뷔 첫 선발 승리까지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소화하며 당당히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이민석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뒤늦게 투수를 시작했지만, 15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재능은 최고로 손꼽혔지만, 데뷔 2년차였던 2023년에는 개막 시리즈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토미존 수술을 받는 등 그동안의 프로 생활이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히 '선발'이라고 외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수확한 직후의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부산 = 박승환 기자

김태형 감독 또한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시즌 전에 항상 준비는 했지만, 이렇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진욱이가 내려가게 되고, 들어오면서 (기회를) 잡았다"며 지난 9일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 끝난 뒤에는 "(5이닝 1실점으로) 꾸역꾸역 잘 막았다. 그게 경험에서 오는 것 같다. 예전같으면 그냥 무너지는데, 이렇게도 저렇게도 던지면서… 그렇게 또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전반기를 돌아보면 어떘을까. 마지막 등판이 끝난 뒤 이민석은 "(9일 등판은) 배울 게 많았다. 내게 이득이 되는 것들이 많았던 게임이다. 올해 3회까지 던지고 강판됐을 때조차도 배운게 많았다. 예전같으면 제구가 되지 않는 타이밍에 나는 혼자 무너졌는데, 5회까지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었던 것도 내게는 도움이 된다. 이런 것들이 후반기의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싱긋 웃었다.

"데뷔 첫 시즌은 프로가 어떤 곳인지 프로 타자들을 상대해보면서 내 공이 통하는지 이런 것들을 배웠다. 당시엔 20살이었고,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엄청나게 긴장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단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신인 때는 내 공만 던지기 바빳다면, 지금은 타자와 어떻게 승부를 해야 되고, 주자가 나갔을 땐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래도 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던졌다"고 설명했다.

1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SSG의 경기. 롯데 선발 이민석이 4회말 1사 만루에서 조형욱과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은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1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SSG의 경기. 롯데 선발 이민석이 4회말 1사 만루에서 조형욱과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마이데일리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는 승선하지 못했던 이민석, 하지만 5월에 합류한 뒤로는 그야말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어땠을까. 그는 "전반기가 되게 길게 느껴졌다. 2군에서 한 달 반 정도를 있었는데 전반기가 끝난 느낌이었다. 그만큼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2군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렇게 1군에서 던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첫 1군 등판 때는 마음대로 되는 게 없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예전에는 '다음에 해야겠다'고 후회만 했던 것들이 다음 경기에서 나오면서, 결과도 따라줬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민석은 "전반기는 점수로 따지면 60점 정도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1군에서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 해야 될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후반기까지 잘 마무리를 한 뒤에 시즌이 끝난 후에는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게 준비를 잘 해보겠다"며 "후반기가 전반기보단 경기 수가 적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걸 짜내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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