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의 이적, 33세에 포지션 전향…'1379점 리베로' 문정원 자신 있게 말했다 "내가 부족하면 팀이 무너진다" [MD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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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문정원./속초 = 이정원 기자한국도로공사 문정원./KOVO

[마이데일리 = 속초 이정원 기자] "제가 해야 될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은 2025-2026시즌부터 아포짓 스파이커가 아닌 리베로로 뛴다. 도로공사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던 임명옥이 IBK기업은행으로 떠났고,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문정원을 대체자로 낙점했다.

문정원은 2011-2012시즌 데뷔 후 V-리그 통산 324경기를 뛰며 1370점 공격 성공률 34.85% 리시브 효율 48.345%를 기록한 공격수. 특히 날카로운 서브를 보유한 문정원은 통산 287서브 득점을 올리며 V-리그 역대 서브 득점 7위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리시브 능력이 없는 게 아니다. 2017-2018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리시브 1000회 이상을 받았다. 2019-2020시즌에는 여자부에서 유일하게 네 자릿수 리시브를 시도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리시브 효율 4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리시브 능력은 어느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뛸 때와 리베로는 또 다르다. 리베로로 등록 후 나선 첫 대회, 충북 단양에서 진행된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에서의 활약은 아쉬웠다고 스스로 느낀다.

한국도로공사 문정원./KOVO

10일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 워크숍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문정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낀 대회다. 베스트 멤버로 뛴 게 아니라 하더라도 내 생각보다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문정원은 "리베로를 이제 시작한다. 코치님들이 자신 있게만 하라고 한다.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려고 한다"라며 "감독님이 휴가 끝나고 들어올 때부터 '할 수 있냐, 안 될 것 같은데 할 수 있냐'라고 하시더라. 내가 나이가 어렸더라면 뜸을 들였을 텐데, 이제는 나이가 있지 않냐.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물론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전향했으니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 후 문정원의 출전 시간은 확 줄었다.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출전 경기는 단 두 경기에 불과했다. 날카로운 왼손 서브를 구사하는 문정원의 서브를 다시 볼 수 없는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 폭발적으로 보여줬어야 하나, 후회도 있다. 그동안 후배들이 나를 보고 배웠다고 하면 창피하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공격을 하지 않게 되니 시원섭섭하다. 그래도 공격에서 해결을 해야 될 때가 있었는데, 부담감이 사라지지 않았냐. 이제는 리베로로서 받는 거에 중점을 두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국도로공사 문정원./KOVO

리베로로서 목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9월 컵대회, 10월 개막하는 리그에서 많은 것을 느끼며 배우려 한다.

문정원은 "리베로를 안 해봤기 때문에 목표를 정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리베로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완벽함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몇 년 동안 옆에서 명옥 언니를 보고 배우지 않았냐. 팀에 확실한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즌이 끝났을 때, '문정원은 리베로도 잘하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도로공사는 주전 라인업이 탄탄하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캡틴 강소휘를 축으로 V-리그 초대 영플레이어상 세터 김다은과 2023-2024시즌 신인왕 출신 미들블로커 김세빈이 있다. 베테랑 배유나와 문정원이 중심을 잡고, V-리그 경력자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가 합류한다. 주전 라인업만 놓고 보면 어느 팀에 밀리지 않는다.

문정원은 "내가 해야 될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리베로를 안 해봤기 때문에, 명옥 언니 자리를 메우는 게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안다. 그렇지만 내가 부족하면 팀이 무너진다. 받쳐주는 게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 문정원./KOVO한국도로공사 문정원./KOVO

끝으로 문정원은 "어린 선수들, 언니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지 않냐. 배구는 팀 운동이기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내가 중심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면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선수들이 잘할 때는 정말 잘하니까 중심을 잡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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