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플랜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게 됐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콜 어빈이 지난 2일 등판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전반기를 마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어빈은 지난 KBO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었다. 사실상 현역 빅리거가 KBO리그에 입성하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어빈의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운 편이다. 올해 16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는데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빈은 지난달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⅔이닝 8실점(8자책)으로 무너진 뒤 재정비 차원에서 열흘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26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3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으나, 7피안타 1볼넷으로 불안한 투구 속에 빠르게 강판됐다. 그래도 지난 2일 다시 만난 삼성을 상대로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어린이날' 이후 무려 무려 58일 만에 승리를 맛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2일 삼성전 이후 어빈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 해당되는 부산 롯데전에 등판을 했어야 했는데, 두산은 지난 8일 최민석, 9일엔 곽빈, 10일에는 잭 로그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면서, 어빈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다. 심지어 엔트리에서도 빠지지 않았던 만큼 어빈의 공백기는 의문을 낳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10일 밝혀졌다.
조성환 대행은 어빈에 대한 물음에 "첫 날(8일) 어빈의 질문이 나오면 말씀을 드릴려고 했다"고 운을 뗀 후 "사실 계획은 첫 경기에서 최민석-콜 어빈으로 끝내는 생각을 갖고 부산으로 왔다. 불펜도 조금 쉬고, 당연히 김택연도 쉬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두 명의 선수로 경기를 끝내보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장거리 이동도 했고, 어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에 불편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짜놓은 플랜을 실행으로 옮길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어제(9일) 곽빈-콜 어빈을 생각했는데, 불편함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 때문에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어빈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조성환 대행은 불펜의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해 어빈을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활용해 긴 이닝을 맡겨볼 생각이었으나, 컨디션 문제로 인해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 여파는 상당히 컸다. 마무리 김택연의 경우 지난 4~6일 KT 위즈를 상대로 세 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랐는데, 7일 하루 휴식만 취한 채 8~9일 롯데전에도 등판하게 됐다. 이에 조성환 대행은 "짐이 자꾸 김택연에게 가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최근에 등판도 많았다"며 "후반기에는 6명의 선발 투수 중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비해서 필승조를 비롯해 (김)택연이의 등판이 많았다. 필승조-택연이가 많이 던지는 걸 인지하고 있기에 최대한 지혜롭고, 영리하게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빈이 후반기에 불펜으로 투입될 가능성은 없을까. 조성환 대행은 "후반기 시작에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6선발 도는 선수 중 한 명이 불펜 강화 차원으로 이동할 계획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환 대행은 "선수(어빈)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잘 던져주고, 많은 이닝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선수마다 사정이 있다. 다만 그걸 핑계로 듣고 싶진 않다. 지금 불편하다고 하면, 잘 쉬고 후반기에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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