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여전히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과 마찬가지로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같은 상황에서 롯데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롯데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부상자들로 인해 매우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롯데는 2022-2023년에도 시즌 상위권을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부상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고, 결국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면서 포스트시즌과 연이 닿지 못했다.
작년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지난해 단 한 번도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으나, 개막 전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악재를 겪었다. 그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나승엽과 장두성이 몸 상태를 되찾고 1군 무대로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황성빈과 윤동희, 손호영, 고승민 등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다른점이 있다면, 올해 롯데는 시즌 초반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1~3일 부산 LG 트윈스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지난 4~5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패하며 잠시 자리를 내줬었으나, 6일 경기를 잡아내며,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4위 KIA와 격차는 0.5경기로 줄어들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에서 롯데가 잘 나가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 몇 년 동안 다져온 '뎁스의 힘'이 있다. 윤동희와 황성빈이 이탈한 공백은 장두성과 김동혁이 잘 메워나가고 있고, 나승엽과 고승민의 이탈로 발생한 구멍은 베테랑 정훈과 김민성을 비롯해 한태양, '불꽃야구' 출신의 박찬형, 이호준 등이 상쇄시켜주고 있다.
마운드는 말할 것도 없다. '뉴페이스' 알렉 감보아는 올 시즌 롯데가 내린 '최고의 결단'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 이민석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바탕으로 선발진에 잘 안착했다. 그리고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정철원이 합류하고,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롯데의 필승조는 더욱 탄탄해졌고, 김강현과 정현수 등이 원포인트와 추격조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하나가 돼 지금의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배경으로 '베테랑'들을 꼽았다. 사령탑은 지난 4일 경기에 앞서 전준우를 비롯한 베테랑들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 "전준우도 지금 중요할 때 너무 잘해주고 있다. (김)민성이도, (정)훈이도 그렇고, 돌아가면서 정말 필요할 때 자기 역할을 잘 잘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준우는 현재 타점 부문에서 리그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중요한 상황에서 클러치 능력을 뽐내고 있고, 김민성과 정훈도 공·수에서 두드러지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리고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공헌도 있다.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한 롯데의 주전 연령층은 10개 구단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런데 이 주축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면, 더 어린 선수들이 1군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장점은 팀 분위기가 활기차다는 것. 하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할 경우엔 반대로 분위기가 한 없이 떨어진다. 이를 중간에서 잘 잡아줄 수 있는 게 베테랑이다.
김태형 감독은 "열심히 하다가, 하나씩 잘 해주면 너무나 좋지만, 어린 선수들은 한계가 있는데, 고참들이 중간중간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신·구의 조화가 부상자 속출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어떤 중요한 상황에서 고참들이 딱 하나를 해주고, 그거를 투수들이 잘 지켜내고 있다. 그리고 수비들도 굉장히 잘해주는 중이다. 3일의 경우에도 한두 개의 볼이 빠졌으면 경기가 넘어갈 수 있었는데, 수비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힘만 봤을 땐 상대를 이긴다는 느낌은 아닌데, 정말 중요할 때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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