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던질 수 있으니까 더 던진다'는게 꼭 좋은 선택은 아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31구,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타석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이도류'로 복귀한 오타니는 현재 차근차근 이닝과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타석에서의 영향이 워낙 큰 만큼 다저스는 이례적으로 오타니에게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갖는 것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중. 이날 오타니의 투구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오타니는 1회말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삭 파레디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캠 스미스를 병살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호세 알투베까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3B-0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크리스티안 워커를 상대로 삼진을 솎아냈고, 후속타자 빅터 카라티니를 상대로는 이날 최고 구속인 100.9마일(약 162.4km)의 볼을 뿌리는 등 삼진, 야니어 디아즈도 스위퍼로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을 만들어냈다.
직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오타니, 이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FOX 스포츠'와 경기 중 인터뷰에서 "제구가 좋았고, 자기 제어가 잘 돼 있었다. 힘을 지나치게 주지도 않았다. 필요한 상황에서 싱커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3B-2S의 고비에서는 스위퍼로 잘 막아냈다"며 "2이닝을 던지는 것은 미리 정해졌던 계획이었고, 예정대로 잘 해낸 점이 좋았다. 조만간 다음 단계로 바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미국 현지시각으로 자신의 생일이었던 오타니는 무안타의 좋지 않은 흐름까지 끊어냈다. 오타니는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의 네 번째 타석 이후 이날 휴스턴을 상대로 네 번째 타석까지 무려 13타석 연속 무안타로 허덕이고 있었다. 이는 오타니 개인 최장기간 무안타였다. 하지만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마지막 타석에서 '마무리' 조쉬 헤이더를 상대로 7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최악의 흐름을 끊어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먼저 타격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최근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못 내고 있어서, 그게 하나의 반성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타석에서 아주 나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잘 쳤다고 생각했는데도 2루수 땅볼이 되는 식의 약간의 오차들이 있다. 부진할 때에는 대체로 이런 느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곧바로 반등을 다짐했다. 최근 안타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으나, 그렇게 나쁘진 않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반대로 말하면 감각에서 조금만 변화가 있어도, 다시 회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습을 통해 보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좋은 투수를 상대로 비교적 공이 잘 보였다. 그런 감각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주 작은 계기로도 끊길 수 있기에,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모습도 돌아봤다. 오타니는 '3회에도 던지고 싶었느냐'는 물음엔 "애초에 정해진 이닝을 소화하는게 재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던질 수 있으니까 더 던진다는게 꼭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팀의 방침과 내 감각을 고려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후퇴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조금씩이라도 전진해 나가면 자연스럽게 이닝도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이닝을 늘리기 위해 결코 무리하거나, 서두르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완벽했던 투구였지만, 오타니는 아쉬움이 있었던 모양새. 그는 "오늘 솔직히 커브와 스플리터를 더 시험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우선시 했다.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단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웃을 우선시 해서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생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날은 오타니의 31번째 생일이었다. 그는 "이제는 내 생일이 그렇게 기쁘게 느껴질 나이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생일 축하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은 좋다. 평소처럼 플레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랐다"며 "체력적인 면에서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은 없다. 아직 그렇게 큰 변화는 없다. 20대 초반과 비교해도 감각적인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래도 20대와 비교하면 많이 성숙해졌다고. 오타니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가정도 생기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또 달라졌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생관이 바뀌는 일들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이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뭐든 다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야구와 가정은 가능하다면 분리하려고 한다. 그라운드는 그라운드, 가정은 가정이다. 그런 부분까지 지금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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