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4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무려 15패를 떠안았던 그 투수가 맞나 싶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1년간 뛴 우완 크리스 플렉센(31, 시카고 컵스)이 1년만에 환골탈태했다.
플렉센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했다. 선발투수 드류 포머란츠가 ⅓이닝만에 물러나면서, 사실상 플렉센이 선발투수 역할을 했다.

플렉센은 2017년 뉴욕 메츠를 시작으로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컵스와 마이너계약을 체결했다. 그 사이 2020시즌엔 KBO리그 두산에서 21경기에 등판, 8승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두산에서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갔으나 잘 풀리지 않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엔 31경기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2023시즌에 17경기서 4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치면서 지명할당을 당하는 충격을 맛봤다.
이후 콜로라도 로키스로 옮겼으나 12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27에 그쳤다. 작년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175만달러 계약을 맺었으나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3경기서 3승15패 평균자책점 4.95에 그쳤다. 타일러 앤더슨(LA 에인절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최다패 공동 2위에 올랐다.
화이트삭스는 작년 여름에 파이어 세일로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플렉센은 워낙 부진해 트레이드 후보로도 거론이 되지 않는 망신을 당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똑같은 KBO리그 출신 에릭 페디를 모셔간 것과 크게 대조됐다.
결국 플렉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마이너계약을 맺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 5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하자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았다. 그리고 중간계투로 뛰며 17경기서 5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이다. 32.2이닝 동안 단 3자책만 내줬다. 피홈런 두 방이 옥에 티였다.
이날 1회초 1사 만루서 마운드에 올라와 2타점 적시타 한 방을 맞았으나 라스 눗바와 놀란 고맨을 94마일 포심으로 잇따라 범타 처리했다. 2회에는 페드로 파헤스에게 91마일 하이패스트볼을 넣다 큰 것 한 방을 맞았으나 우익수 카일 터커의 호수비 덕을 봤다. 2사 1,2루서 윌리엄 카스트로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를 했다. 4회에는 고맨에게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려 중월 솔로포를 맞긴 했다. 그러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잘 처리했다. 5회 1사 1,3루서는 병살타를 유도하기도 했다.
구속을 간혹 93~94마일씩 찍지만, 여전히 90마일대 초반이다.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들도 적지 않았고 야수들 도움도 받았다. 그러나 도망가지 않고 자신이 계획한 투구를 했다. 억지로 가운데로 밀어 넣는 투구, 스트라이크 존에서 확연히 벗어나는 공은 지난 1~2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적었다.

플렉센이 어쩌면 불펜 체질일 수도 있다. 17경기면 표본이 적은 건 아닌데 0점대 평균자책점인 건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 불펜에서 대반전, 부활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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