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운용하기 훨씬 좋아"…'최고 156km' 롯데 1R 좌완 파이어볼러, 명장의 '계산'에 포함됐다 [MD광주]

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계산이 나온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홍민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는 지난 4일 0-2로 뒤지던 경기를 5-2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8회 수비에서 다시 5점을 헌납하면서,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5일 경기에 앞서 "이런 경기를 잡다가 잡히면 많이 속상하다. 모든 것이 결과지만, 어제(4일)는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쓰라린 패배 속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바로 홍민기였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홍민기는 그동안 크고작은 부상으로 인해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가 시작되기 전까지 홍민기의 1군 등판은 한 차례에 불과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입단 이후 3년 도안 10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지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점찍은 유망주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지난해였다.

홍민기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을 마크하며 조금씩 꽃을 피우더니 1군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치를 쌓았다. 그리고 올해 완전히 재능을 만개해 나가고 있다. 홍민기는 올해 2군에서는 11경기에서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8.35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1군 무대에서는 8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26으로 활약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14일 오후 인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특히 지난달 18일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깜짝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홍민기는 4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재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게다가 지난 4일 KIA와 맞대결에서도 홍민기는 나균안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데뷔 첫 승리 요건'까지 갖췄었다. 다만 홍민기 다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이 무너지면서, 첫 승리는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홍민기의 가장 큰 무기는 150km 중반의 패스트볼. 야구계에는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는데, 롯데가 홍민기를 지명한 뒤 수 년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신뢰를 보낸 이유다. 부상과 제구가 늘 문제였던 홍민기. 하지만 올해는 제구력까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홍민기는 올해 14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이 5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감이 좋아졌다. 지난해 3⅔이닝 동안 3사사구, 올해 2군에서 18⅓이닝 동안 11사사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좋은 공을 뿌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바탕으로 현재 홍민기는 선발로도, 불펜으로서도, 특히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4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아쉽지만, (홍)민기가 중간에 그렇게 던져줬기 때문에 이제 또 계산이 나온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즉 홍민기가 이제는 승부처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카드가 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지만, 점차 홍민기가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사령탑은 "지금 (정)철원이와 (김)원중이의 페이스가 살짝 안 좋은 것 같은데, (홍)민기가 또 이렇게 역할을 해주면 마운드를 운용하기에 훨씬 더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발진에 당장 구멍이 생기지 않는 이상 지금의 로테이션에는 들어가기 쉽지 않는 상황. 하지만 변수가 발생한다면 선발도 가능하며, 불펜으로 올해 충분한 경험치를 쌓는다면, 홍민기 입장에서도 내년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마운드 운용하기 훨씬 좋아"…'최고 156km' 롯데 1R 좌완 파이어볼러, 명장의 '계산'에 포함됐다 [MD광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