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영국의 거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런던 증시를 떠나 미국으로 이전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영국 더타임스는 현지시간 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파스칼 소리오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으로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신약 승인과 의약품 가격 책정 시스템 등 규제 환경에 대한 불만이 이전 상장을 검토하게 된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대표지수 FTSE100지수 중 가장 가치있는 기업 중 하나로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약 1612억파운드(약 298조59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영국이 글로벌 대기업이 성장하기에 더 이상 매력이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런던에 상장된 기업들의 경우 역사적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에 상장된 기업들보다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영국 투자 운용사 래스본즈 조사에 따르면 영국 주식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 상장사보다 3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합병(M&A) 자문사 트래쳇의 창립자인 클레어 트라쳇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움직임은 유감스럽지만, 이미 확산 중인 추세의 일부”라면서 “단순한 기업 이전이 아니라, 규제 제도 미비와 낮은 유인 체계, 그리고 자본시장 전반의 부진을 반영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영국은 글로벌 대형 기업이 성장하기에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런던 소재 국제 로펌 BCLP의 파트너 톰 베이컨 역시 “이번 사안은 영국 정부가 런던 금융시장과 핵심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35억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하나로 3억달러(약 4200억원)를 들여 메릴랜드주 록빌에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 등을 위한 공장을 건립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전 세계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로, 회사 측은 2030년까지 미국 매출 비중이 50%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