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던져" 사령탑의 메시지→58일 만의 승리! ML 28승 에이스 "더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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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잠실 = 한혁승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더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째를 손에 쥐었다.

어빈은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던 선수로,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선수다. 하지만 막상 KBO리그에 입성한 어빈의 활약은 매우 아쉬웠다. 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 급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2일 경기 전까지 성적은 5승 7패 평균자책점 4.76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들쭉날쭉한 제구였다. 어빈은 이승엽 감독이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한차례 휴식까지 제공받으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으나, 막상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에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불안한 제구력만큼 경기력도 일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환 감독 대행은 2일 경기에 앞서 기대감을 드러냈고, 어빈은 오랜만에 이에 부응했다.

어빈은 1회 시작부터 안타를 맞았으나, 좌익수 김동준의 '보살' 도움을 받는 등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강민호-김영웅-이재현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3회 큰 위기가 찾아왔다. 류지혁-박승규로 이어지는 8~9번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김지찬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1사 2, 3루의 큰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 5회말 2사 만루 삼성 김성윤의 타구를 아웃 처리한 박준순과 기뻐하고 있다./잠실 = 한혁승 기자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잠실 = 한혁승 기자

여기서 어빈은 다시 야수의 도움을 받았다. 포수 양의지가 3루 주자를 저격해 지워냈고, 어빈 또한 김성윤을 1루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4회 구자욱-르윈 디아즈-강민호를 완벽하게 묶어냈고, 5회에는 피안타와 볼넷, 사구 등으로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이번에는 3루수 박준순이 다이빙캐치 후 완벽한 송구를 선보이며 위기에 빠진 어빈을 구해냈다.

이에 어빈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구자욱과 디아즈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야수의 힘이 발휘됐다.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가 2루에서 3루로 달리려고 했던 구자욱을 잡아낸 것. 그리고 어빈이 힘 떨어진 모습을 보이자, 두산 벤치는 불펜을 가동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이영하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뒤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들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지난 5월 5일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58일 만에 승리를 확보했다.

약 두 달 만의 승리. 어떤 기분일까. 어빈은 "오늘 경기 내내 (양)의지 선수와 소통이 잘 됐다. 의지 선수가 원하는 구종이 내가 던지고 싶었던 구종이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이 타이트한 경기를 잘 막아주고 있는데, 나도 그렇게 던지고 싶었다. 덕분에 오늘 경기를 잘 던진 것 가다. 그리고 오랜만에 6회에도 공을 던지게 됐는데, 조금 지쳐 있었다. 하지만 역할은 잘 하고 내려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만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의 욕심은 없었을까. 어빈은 "매 경기 나갈 때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더위 때문에 조금 지쳤다. 항상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최고의 공을 보여드리고 싶다. 최고의 공을 못 던지는 순간이 온다면, 좋은 상황에서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 대행이 경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피치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잠실 = 한혁승 기자

그동안 왜 그토록 부진했던 것일까. 어빈은 "모든 것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투구판을 밟는 위치를 3루에서 1루 쪽으로 조금 조정했고, 손의 위치나 구종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 점점 결과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팀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이런 조정도 가능했다"며 "매 경기 승리하고 싶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내게 기대했던 것이 있을 텐데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빈이 부진하고 있을 당시 조성환 감독 대행은 "웃으면서, 즐겁게 던져라"는 주문을 했었는데, 그도 이제는 최대한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어빈은 "결과가 안 좋았지만, 지난 4경기 동안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투구를 했다. 감독님이 요청하신 이후로 계속 그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등판 간격마다 야구장에서 즐거운 모습, 좋은 에너지로 운동을 했다.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한 경기 등판이 남았는데, 더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어빈이 시즌 초반의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큰 기대감 속에서 영입을 했던 선수인 만큼 어빈이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는다면, 두산은 후반기 순위에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다. 일단 긍정적인 것은 최근 두 경기에서의 '결과'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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