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영화 소주전쟁을 둘러싼 감독과 제작사 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화는 지난 5월 감독 명시 없이 개봉됐으며, 최윤진 감독은 현장연출로 크레딧을 올렸다.
1일 제작사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이 원작자의 동의 없이 각본을 단독 창작물로 제출해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 해지 및 민사소송에 나섰다. 제작사에 따르면 최 감독은 2020년 ‘모럴해저드’(소주전쟁의 초기 제목)와 ‘심해’를 자신이 단독으로 집필했다고 주장하며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고, 이 주장에 따라 감독 계약까지 성사됐다.
하지만 더램프는 이후 ‘소주전쟁’의 실질적 원안이 신인 작가 박현우의 각본 ‘에너미’임을 확인하고,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판정을 통해 박 작가를 원작자 및 제1각본가로 인정받았다. 제작사는 이에 따라 박현우 명의로 각본 크레디트를 정정하고 영화를 개봉했다고 밝혔다.

‘심해’의 경우도 유사한 구조의 분쟁이 이어졌다. 제작사는 해당 작품의 실질적 창작자가 김기용 작가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법원은 지난 5월 “최윤진이 김기용의 작품을 복제해 ‘심해’를 작성했다”고 판단해 최 감독 명의의 저작권 등록을 말소하고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시나리오작가조합 역시 “‘심해’는 김기용의 작품을 퇴보시켜 윤색한 것”이라고 판정했다.
또한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 측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3억3,500여만 원을 송금했으나, 해당 자금의 실제 사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며 재정 집행의 투명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더램프는 감독계약 해지를 확인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며, 최 감독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최 감독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지난 5월 27일 기각됐다. 최윤진 감독이 제작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도 불송치 처분됐다.

최윤진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에너미’ 공동 집필 종료 후, 박현우 작가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소주전쟁’을 단독으로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작가와의 크레디트 순서도 ‘최윤진 박현우’로 합의했다”며 “제작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박현우 최윤진’으로 변경한 것은 제작사의 폭력적 개입”이라고 했다.
자금 문제에 대해서도 “더램프 측이 투자사 교체를 요구해 기존 투자사와 계약을 해지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3억 원의 손실을 개인이 부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KTH에 상환 계약서를 제출했으나 더램프가 약속한 지급을 거부해 현재도 채무 독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최 감독의 제작사에 지급된 일부 영화 보조금을 환수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인신문고에도 편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진정이 접수됐으나, 혐의 없음 결론이 내려졌다.
한편, 소주전쟁은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상업영화로 배우 유해진과 이제훈이 주연을 맡았으나, 최종 관객 수는 27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영화는 조용히 극장을 떠났지만, 저작권 귀속과 감독계약 해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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