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3' 황동혁 감독 "호불호 이해돼…원래는 해피엔딩, 결말 바꿨다" [MD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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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황동혁 감독/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오징어 게임' 시즌3 황동혁 감독이 본래 생각했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고 고백했다.

황동혁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감독 황동혁)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든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 2021년 첫 공개된 시즌1부터 K-콘텐츠의 자부심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날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3 공개 후 반응을 확인했는지 묻자 "몸이 좀 안 좋았다. 해외 프로모션 일정이 많았다. 시차가 계속 바뀌니까 거의 한 달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병원도 다니고 치료도 받느라 다 찾아보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그걸 보면 쉴 수가 없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어 "최대한 반응을 안 봤고, 주변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불만을 표하는 분들도 계신 걸로 알고 있다"며 "어떤 말이든 어느 정도는 다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시즌1 때는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 충격도 있고 신선함도 있었다. 게임의 흥미나 사회적 메시지를 기대하시는 분들께도 좀 만족시켜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2부터는 기대감도 있고 이 작품에서 원하는 것들이 조금씩 다 달랐던 것 같다. 게임 팬들은 더 재밌는 게임을, 비판적인 메시지를 원하시는 분들은 그런 것들을 더 찾고 싶어 한다. 캐릭터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더 잘됐으면 하신다"며 "그 기대들이 달라서 충족되신 분들과 배반되시는 분들 사이에 다른 반응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이해가 되는 반응들"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 시즌3를 두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평론가와 대중의 반응 또한 온도차가 크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팬들이 '이 시리즈가 어떻게 끝났으면 좋겠다'거나, '사랑하는 캐릭터들이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가 컸던 것 같다"며 "그런데 거의 모두가 죽는다. 것도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퇴장했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에서 느끼는 배반감도 크셨을 것 같다. 극단적으로 호불호를 평론가들보다 더 세게 표현하시는 게 아닐까 싶다"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 시즌3의 결말에 대해서는 "처음 시즌2와 시즌3를 생각했을 때 사실은 그냥 막연하게 해피엔딩을 생각했다"며 "기훈이가 살아서 어떻게든 이 게임을 끝내고 나가서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는 엔딩을 생각했다. 그런데 집필을 시작하고 좀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결국 내가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며 "이렇게 작품을 쓰면서 벌어지고 있는 이 세상의 일들을 보면서 내가 이 작품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 기훈의 여정을 통해서 해야 되는 이야기가 뭔가를 돌이켜봤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 세상이 어느 정도 살기 어려운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 이후 경제적인 위기,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말은 기후를 걱정하고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지만 제대로 된 온실가스 감축이나 이런 건 아무 이야기가 없지 않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자본 이기주의다. 뻔히 재난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세상을 보면서 '미래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젊은 친구들은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금 성장이나 발전을 조금 내려놓더라도,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뭔가를 해야 될 시기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감독은 "그래서 이야기에 아기를 등장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와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심벌이고, 우리에게 남아있는 양심 같은 존재"라며 "그 아이를 위해서 기훈이 희생을 하는 결론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닿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훈이 살아나가는 막연한 해피엔딩보다는 그런 쪽의 선택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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