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염병 발생, 전년比 54.5%↑… 백일해·성홍열 등 유행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지난해 법정 감염병(제1~3급) 신고 환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감염병 급수 변동이 있었던 코로나19와 매독을 제외하면 신고 환자 수는 전년보다 54.5%나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2024년 방역통합정보시스템으로 신고된 법정 감염병 현황을 분석해 '2024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연보에는 총 89종의 법정 감염병의 통계가 수록돼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수 감시 대상 감염병 총 66종 중 40종의 감염병이 신고됐다. 26종은 신고 건이 없었다.

지난해 전수감시 법정 감염병 신고 환자 수는 총 17만1376명(인구 10만명당 334명)으로 2023년 562만6627명(인구 10만명당 1만951명)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 사이 감염병 급수 변동이 있었던 코로나19와 매독을 제외하면 신고 환자 수는 총 16만8586명(10만명당 329명)으로 전년(10만9087명) 대비 54.5% 증가했다.

앞서 2023년 8월 31일 코로나19는 제2급에서 제4급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1월1일자로 매독은 제4급에서 제3급이 됐다.

주요 감염병 급별 신고 현황을 보면 제1급 감염병(17종)은 2023년 보툴리눔독소증이 1건 발생했으나 지난해에는 신고 건이 없었다.

제2급 감염병(21종)은 총 15만2586명으로 전년보다 64.7% 증가했다. 증가한 주요 감염병은 백일해로 2023년(292명)에 비해 지난해(4만8048명) 164.5배나 껑충 뛰었다. 이 외에는 성홍열, 수두,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등 4개 감염병이 제2급 감염병 전체 신고건 중 84.5%를 차지했다.

성홍열은 2023년 815명에서 지난해 6642명으로 8.1배 늘었다. 수두는 2023년 2만6964명에서 지난해 3만1892명으로 18.3% 늘었으며 CRE는 2023년 3만8405명에서 지난해 4만2347명으로 10.3% 증가했다.

특히 백일해, 성홍열과 같은 호흡기 전파 감염병의 경우 미취학 영유아 및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감소한 주요 감염병은 유행성이하선염(-17.0%), 결핵(-7.9%), A형 간염(-11.8%)이다. 이 중 결핵은 2011년 신규 환자 수가 3만955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7.5%씩 감소해 지난해에도 7.9%(-1228명) 줄었다. 하지만 노인 비율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58.9%를 차지했다.

제3급 감염병(28종)은 총 1만8790명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으나 지난해 4급에서 3급으로 전환된 매독을 제외하면 2.7% 감소했다. 증가한 주요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으로 6268명이 신고돼 전년보다 10.7% 증가했다. 감소한 주요 감염병은 C형 간염으로 지난해 6444명 신고돼 전년보다 11.1%(-805명) 감소했으며 2020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은 2010년 이후 매년 400~700명 내외로 신고됐으나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2020년 5495명, 2021년 1만1989명, 2022년 5만6037명 등 크게 증가했다가 2023년 7122명, 지난해 606명으로 줄었다.

다만 2023년 코로나19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55.8% 증가했으며 뎅기열(32.3%), 매독(9.7%), 말라리아(8.9%), 수두(7.1%), C형 간염(6.8%) 순으로 신고됐다. 주요 유입 대륙은 아시아가 전체의 약 79.5%를 차지했다. 이어 아프리카 9.1%, 유럽 5.1%가 뒤따랐다.

법정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결핵 제외)는 지난해 총 1238명으로 전년보다 18.2% 늘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은 CRE 감염증(838명), 후천성면역결핍증(158명), 폐렴구균 감염증(87명)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