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년 동안 깨졌는데, 후배들은 잘하고 있다" 이런 주장 또 없습니다, 2G 연속 팀 구하고도 후배부터 챙겼다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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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송성문./고척=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이래서 '캡틴'이다.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이 2경기 연속 팀을 구했다. 힘든 상황에도 후배들을 챙기는 주장의 면모를 보였다.

송성문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홈런 1도루 1득점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송성문의 활약 덕분에 키움은 5-4로 승리했다.

팀이 만든 5점 중 4점이 송성문의 손에서 나왔다. 1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송성문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3회 두 번째 타석도 우전 안타를 쳤는데 뒤 타순이 침묵했다. 팀이 0-4로 뒤진 4회 1사 만루에서 2루 땅볼을 기록, 3루 주자 주성원을 불러들이며 귀중한 첫 점수를 뽑았다. 6회 1사 1, 2루에서는 투수 방면 땅볼을 쳤다. 투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던 상황. 그런데 육선엽의 송구가 뒤로 빠졌다. 모든 주자가 2베이스를 달렸고, 2루 주자 어준서는 홈을 밟았다. 실책으로 나온 점수이기에 송성문의 타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패배가 눈앞으로 다가온 순간, 송성문이 나섰다. 4-5로 뒤지던 8회 2사 1루. 삼성은 확실한 승리를 위해 마무리 이호성을 투입했다. 이날 전까지 이호성은 6월 5경기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을 자랑했다. 7⅓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뽑아내는 구위는 덤. 초구는 직구에 헛스윙. 2구 직구는 바깥으로 크게 빠졌다. 3구가 바깥쪽 상단에 걸치는 스트라이크가 됐다. 송성문은 4구 커브와 5구 직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맞섰다. 6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송성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125m를 비행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이 됐다. 시즌 11호 홈런. 또한 KBO리그 역대 9번째 팀 2100홈런이기도 했다. 주승우가 9회를 삭제하며 키움이 5-4로 승리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키움 히어로즈키움 히어로즈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경기 종료 후 홍원기 감독은 "8회 송성문의 역전 홈런은 오늘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결정적 한 방이었다"며 송성문을 수훈 선수로 뽑았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송성문은 "계속 끌려가면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마지막에 역전으로 (주말) 시리즈를 시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아주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홈런 상황을 묻자 "(이호성은)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실투를 놓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투 스트라이크까지 되는 과정에서 정말 좋은 코스의 공을 던져서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면서 "칠 수 있는 공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실투가 딱 운 좋게 와서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송성문은 "저희가 어제도 그렇고 이길 수 있는 찬스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또 오늘 한 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승조 (원)종현 선배님과 (조)영건이가 올라와서 잘 막아줬기 때문에, 제가 마지막에는 이 찬스를 꼭 살려야 되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의 말대로 전날(26일) 키움은 아쉬운 플레이를 범했다. 8회 번트 안타로 출루한 이주형이 주루용 장갑을 제대로 끼지 않아 견제 아웃을 당한 것. 4-4 동점 상황이었고, 곧바로 최주환의 안타가 나왔기에 더욱 아쉬웠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송성문이 11회말 동점 1타점 3루타로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다시는 나오지 말아야 할 플레이다. 코칭 스태프도 다시 각인하고, 인지하고, 게임 전에 선수단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도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3회 정현우가 선두타자 박승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류지혁이 평범한 좌익수 방면 뜬공을 쳤는데 임지열이 포구에 실패했다. 임지열의 포구 실책. 정현우는 흔들리며 양도근과 김지찬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실점 했다.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구자욱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르윈 디아즈 타석에서 보크를 범해 다시 1점을 헌납했고, 디아즈에게 2타점 적시타도 맞았다. 4실점은 모두 비자책으로 남았다. 이후 이닝은 실점하지 않았다. 삼성에 맞은 안타도 단 하나다. 하마터면 1피안타 패배라는 굴욕을 당할 뻔했다.

전날의 실책에 대해 송성문은 "그런 부분은 나와서는 안 된다. 그런데 야구 경기를 하다 보면 아예 안 나올 수는 없다"면서 "어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선수들이 기본적인 부분 그리고 팀 승리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갈망을 했다'고 전했다.

이주형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송성문은 "제가 이야기하기 전에 이제 수석 코치님과 주루 코치님께서 이야기를 하셨다. 저는 경기 전에 기본적인 것을 더 집중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주장 자리는 언제나 무겁지만, 키움의 주장은 다른 팀에 비해 더욱 무게감이 느껴지는 자리다. 기존 주축을 이루던 선수들은 차례로 팀을 떠났고, 송성문이 홀로 남아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모양새다. 6월 분전하고 있지만 팀 성적도 10위에 위치했다.

송성문은 "후배들은 확실히 초반보다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처럼 노력하고 실패도 해보고 많이 부딪혀보고 깨지다보면, 저는 10년 동안 깨졌기 때문에, 후배들도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더 좋은 선수와 팀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은 지금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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