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구성 우선' 국민의힘, 혁신 잠시 미룬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대선 패배에 따른 내홍에 아직까지 휩싸인 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먼저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8월에 당 대표 선거가 포함된 전당대회가 유력한 만큼, 당 혁신 등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역할에 그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7일 비대면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상전위에서는 다음달 1일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국위에서 비대위 설치와 새 비대위원장 임명을 의결할 계획이다.

현 비대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전국위 의결을 통해 연장이 가능하나, 당 혁신안을 두고 송언석 원내대표 등과 마찰을 빚고 있어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진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비대위원들은 모두 사퇴한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장 임기가 종료되면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자동으로 겸하게 된다. 송 원내대표가 자신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권한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송 원내대표는 당 혁신 방안을 두고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혁신위 구성에 대해 관심이 모이나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먼저 굳이 비대위와 혁신위를 구분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혁신위가 선택하게 될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견이 갈린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제시한 '5대 개혁안' 조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5대 개혁안이란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김문수·한덕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 규명 등을 말한다.

이를 두고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백범 김구 선생 제76주기 추모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 국민이 체감할 혁신 결과물을 혁신위를 통해 내놓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당내 의원들도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현장으로 나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또 신임 당대표 등을 뽑는 전당대회가 불과 한달여 뒤인 8월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비대위가 혁신안 등을 추진하기 보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당 지도부 구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지 않고 득표 1위가 당 대표를 맡고, 2위 이하가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구조다.

다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의원은 "당을 살리려면, 머리카락부터 발톱 끝까지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당을 근본부터 개혁하려면 권한과 책임이 명확한 단일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계파 간 밥그릇 싸움, 진영 간 내홍,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협의와 조율이라는 미명 하에 시간만 허비하고, 혁신은 실종되며, 당은 다시 분열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비대위 구성 우선' 국민의힘, 혁신 잠시 미룬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