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日, “마이넘버 갱신에 줄만 수십 명”…지자체 창구 ‘대혼잡’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올 여름, 일본의 전국 지자체 구청 창구가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넘버카드(マイナンバーカード, 일명 일본판 주민등록증)의 전자증명서(IC 칩) 유효기간이 5년으로 설정되어 있는 가운데,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 시기 정부의 특별정액급부금 지급 등으로 인해 대거 발급된 카드들이 올해 일제히 갱신 시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5년도에는 약 2768만 건의 전자증명서 갱신이 예상되며, 이는 전년도에 비해 약 12배 규모다. 마이넘버카드의 본체 유효기간은 10년이지만, IC 칩은 보안성과 전자서명의 법적 유효성을 고려해 5년마다 갱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제는 이 갱신이 원칙적으로 본인이 직접 시청이나 구청 창구를 방문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마이넘버카드 앞면과 뒷면 예시. 칩에는 전자증명서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5년마다 갱신이 필요하다/일본 총무성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마이넘버카드 앞면과 뒷면 예시. 칩에는 전자증명서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5년마다 갱신이 필요하다/일본 총무성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이미 전국 각지에서는 혼잡이 현실화되고 있다. 도쿄 하치오지(八王子) 시청에서는 창구 앞에 수십 명의 대기열이 형성됐고, 가나가와현(神奈川県) 나카하라(中原) 구청은 전자증명서 갱신자를 위해 교부 장소를 5층 회의실로 옮기며 혼잡일을 피하라는 공지를 냈다. 사이타마시와 에히메현 마쓰야마시 등은 주말 임시창구를 개설하거나, 예약 없이는 방문 자체가 어려운 상황임을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도 금년을 '만료 러시 원년'으로 지칭하며, 당분간 이러한 혼잡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 발급받은 카드 소지자들이 생일 기준으로 2025년 봄부터 여름 사이에 집중적으로 갱신 대상이 되면서, 6~8월 사이 창구 과부하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2026년도에는 약 2020만 건, 2027년도에는 약 2810만 건의 갱신이 각각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각 지자체에 주말 임시 창구 확대, 백화점·우체국 등 외부 교부 장소 운영, 사전예약제 강화 등을 요청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2024년 대비 올해 1분기 기준 마이넘버카드 관련 민원은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전자서명 오류, PIN 분실, 장시간 대기 등의 항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점심시간에 가면 두세 시간은 기본”, “예약조차 안 잡힌다”, “창구에선 직원들도 지쳐 보인다” 등의 시민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마이넘버카드 갱신 절차를 위해 붐비는 시청 창구/여성자신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마이넘버카드 갱신 절차를 위해 붐비는 시청 창구/여성자신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 정부는 IC 칩의 온라인 갱신은 기술적·보안적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며, 일부 거동 불편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이 직접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디지털 행정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日, “마이넘버 갱신에 줄만 수십 명”…지자체 창구 ‘대혼잡’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