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28승'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9일 만의 등판→3⅔이닝 강판, '코리안드림' 너무 쉽게 생각했나?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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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7회초 안치영을 사구로 출루 시킨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도대체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28승을 수확할 수 있었을까. 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콜 어빈(두산 베어스)가 4이닝도 채 던지지 못하고 강판됐다.

어빈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투구수 71구,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어빈은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는 등 빅리그에서만 28승을 손에 넣은 투수가 두산에 입단하게 된 까닭. 시범경기에서 어빈과 한차례 맞붙었던 박진만 감독은 "왜 이런 선수가 한국에 있나?"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어빈은 시즌 첫 등판에서 SSG를 상대로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두 번째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현역 빅리거'라는 타이틀에 손색이 없는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4월 5경기에서 어빈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런데 5월 첫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잡아낸 뒤 어빈의 투구가 이전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5월 1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어빈은 2⅓이닝 동안 무려 7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등 8실점(8자책)으로 박살 난 뒤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박정배 코치와 양의지에게 소위 '어깨빵'을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방송에 잡히면서 어빈은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후 어빈은 '퐁당퐁당' 기복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에 두산은 5월 29일 KT를 상대로 어빈이 4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자, 열흘 동안의 휴식기를 제공했다. 리프레시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 셈. 이에 열흘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어빈은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좋았을 때의 폼을 완전히 찾는 듯했으나, 17일 삼성을 상대로 2⅔이닝 8실점(8자책)으로 다시 주저 앉았다.

그래도 이번엔 좋은 투구를 보일 차례였고, 특히 17일 이후 무려 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휴식일도 충분했다. 특히 조성환 감독 대행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한 어빈에 대해 "수치를 체크 했더니 괜찮더라. 어빈에게 '신나게 좀 던져라.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다. 조금 릴렉스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공 자체는 괜찮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어빈의 투구는 '배신'이었다. 어빈은 1회 시작부터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위기에 몰렸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고명준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1점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2회에는 박성한에게 볼넷, 안상현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한번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는데, 이번에는 2루수 오명진의 호수비 도움을 받으며 또 한 번 무실점을 마크했다.

'정타'가 많이 나왔지만, 어빈은 그래도 잘 버텼다. 3회에는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3이닝 연속 실점 위기에 봉착했지만, 좌익수 김민석의 좋은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난관을 헤쳐나갔다. 그러나 어빈은 이날 4이닝을 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콜어빈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어빈은 4회초 선두타자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시작했다. 그런데 후속타자 한유섬과 박성한에게 또 연속타를 맞아 네 번째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엔 난관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어 나온 안상현에게 좌익수 방면에 동점타를 맞게 됐고, 결국 어빈은 1-1로 맞선 4회초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바통을 이어받은 박치국이 조형우와 최준우를 연속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이 1점에 그쳤던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어빈은 두산이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을 모두 보장하며 데려온 에이스. 하지만 지금까지 어빈의 모습은 에이스라는 수식어와 한참 떨어져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을 통해 다시 빅리그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겠지만, 지금의 모습이라면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5강권과 순위가 떨어져 있는 두산의 입장에서 100만 달러를 모두 보장하기로 한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코리안 드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일까. 두산의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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