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양의지 후계자의 말소…조성환 대행의 이례적 쓴소리, 왜?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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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두산 김기연이 4회말 1사 1루서 1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5년 6월 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포수 김기연의 모습이 안 보인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6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포수 김기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연은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4순번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8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2023시즌 전까지 김기연은 1군에서 1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2023년에도 28경기에 출전했으나 4안타 타율 0.118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이에 김기연은 그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다.

LG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었던 김기연. 하지만 두산에선 달랐다. 지난해 주전 포수 양의지가 부상 등으로 인해 포수 마스크를 많이 쓸 수 없게 되자, 그 기회는 김기연에게로 돌아갔고, 95경기에서 70안타 5홈런 31타점 31득점 타율 0.278 OPS 0.714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냈다. '진흥고' 직속 후배의 활약에 양의지는 김기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후배 밀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활약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김기연은 올 시즌 48경기에서 25안타 1홈런 16타점 9득점 타율 0.240 OPS 0.614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게다가 수비 외적인 부분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기연 외에는 양의지의 뒤를 받칠 수 있는 포수 자원이 없는 두산 입장에서 김기연을 말소한 것은 다소 의외의 결단. 그 배경은 무엇일까.

2025년 6월 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기연이 훈련하고 있다./마이데일리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인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조성환 감독 대행은 24일 경기에 앞서 "김기연은 사실 타이밍을 한번 볼까 생각은 했다. 내 느낌인데…"라고 말 문을 열더니 "작년에는 '포수 김기연'의 모습이 보였는데, 올해는 양의지의 몸이 좋지 않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양의지를 대체하는 선수'인 것 같다. 나는 포수 김기연의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는데, 그 색깔이 약간 옅어진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주도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고, 포수로서 리더의 역할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면, 올해는 양의지가 작년보다 마스크를 더 많이 쓰게 되자, 김기연에게서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성환 대행은 "나는 포수 김기연이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퓨처스에서 경기도 많이 하면서, 여러 가지로 리셋을 해서 왔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23일 김기연을 말소하고, 24일 포수 류현준을 콜업했다. 하지만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교체됐을 때 김기연만큼 그 공백을 메워줄 자원은 없다. 때문에 김기연에게 많은 시간을 제공하긴 어렵다. 열흘 내에 모든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이후 김기연이 조성환 대행이 생각하는 '포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의 열흘의 투자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5년 4월 2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김기연이 2회말 1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조성환 대행은 "김기연이 없으면 아마 공백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양의지의 뒤를 받치는 포수로서 정말 존재감이 크다. 하지만 그냥 양의지를 받치는 포수 정도가 아니라, 포수 김기연의 색깔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소를 결정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즉 김기연을 향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령탑은 "양의지를 대신해서 나가는 선수는 모두 부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김기연은 포수로서 팀을 끌고 가는 모습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나오면 어떨까 싶다. 경기에 대해 몰입도 상당히 잘하고 있지만, 지금은 포수 김기연의 모습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공백이 길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 왔을 때 경기에 투입이 되면 '그라운드 안에서 기연이가 끌고 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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