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기획재정부가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낙제점을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12·3 비상계엄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했던 윤두현 GKL 사장이 취임 후 각종 평가에서 잇따라 씁쓸한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낙하산’ 꼬리표에 따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더욱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 비상계엄 직전 취임한 윤두현 사장… 종합청렴도 이어 경영실적 평가도 ‘낙제점’
기재부는 지난 20일,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성과급 지급과 직결되고, 결과에 따라 예산 삭감 및 기관장 해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연례 평가다.
S등급(탁월)~E등급(아주 미흡)까지 6개 등급이 부여되는 이번 평가에서 총 87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단 한 곳도 S등급을 받지 못했다. A등급(우수)을 부여받은 15개 기관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4개 기관은 E등급의 불명예를 남겼다.
GKL은 D등급(미흡)을 부여받았다. 최하등급은 아니지만, ‘낙제점’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D등급을 부여받은 기관은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2년 연속 D등급을 부여받을 경우, 재직기간에 따라 기관장 해임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GKL은 최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거듭 후퇴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도 평가에서 D등급을 부여받은 뒤 2022년도 평가에서 B등급(양호)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으나, 2023년도 평가에서 다시 C등급(보통)으로 떨어지더니 결국 D등급까지 마주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초 취임한 윤두현 GKL 사장은 취임 후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부터 낙제점을 받아들게 됐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공기업 유형 중 가장 낮은 4등급에 그친데 이어 또 다시 주요 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물론 각각의 평가 대상기간과 윤두현 사장의 재직기간 등을 고려하면, 잇단 아쉬운 결과의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보긴 어렵다. 종합청렴도 평가의 경우 전임 사장 시절 드러난 청탁금지법 위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취임 직후 주요 평가에서 연이어 낙제점을 받아들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을 뿐 아니라 수장으로서 당면과제도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더욱이 GKL은 최근 실적 측면에서 정체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수익성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경쟁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가뜩이나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까다로운 당면과제가 연이어 더해진 점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윤두현 사장에게 따라붙는 ‘윤석열 낙하산’ 꼬리표는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2·3 비상계엄 직전인 지난해 12월 2일 취임한 윤두현 사장은 언론계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을 역임했으며, 국민의힘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때문에 GKL 사장 선임 당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고, 취임 직후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파면, 조기대선 등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알박기 인사’의 대표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 이하를 부여받은 기관장은 대부분은 ‘윤석열 낙하산’으로 지목된 인사다. 출범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지만,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향후 경영 및 각종 평가에 있어서도 험난한 행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윤두현 사장은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을 부여받으면서 2025년도 평가 결과에 따라 해임 조치로 이어질 수 있게 된 상태다. 취임한지 불과 반년 밖에 되지 않은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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