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최근 가계 부채가 폭증했지만 하반기 은행채 발행량은 늘지 않으면서 대출금리가 낮아질 전망이다. 다음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으로 대출 규모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9일 기준 752조1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4조437억원이나 늘었다.
다음달 규제 변경 전 막차를 타려는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면 수도권 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1.50%p를 적용한다. 수도권에서 연봉 1억원의 차주가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는 현재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줄어든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채는 6400억원어치 순상환됐다. 은행권 리스크 관리 기조가 이어진 데다 가계대출 규제도 강화된 영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점 또한 있다. 은행채 발행 수요가 줄어들면 자연히 금리가 동반 인하된다. 주담대를 조이면서 은행채 발행이 줄어들면 채권 금리가 따라 내려가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특히 대출 수요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리스크 관리 기조와 회사채 시장 내 견고한 투자 수요 등이 이어지면서 작년보다 작다.
아울러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가계대출까지 증가세를 제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 확대되고 있으나 향후 증가 폭은 과거 대비 제한적일 것”이라며 “7월부터 DSR 3단계 시행이 예정돼 있고 은행들의 가계대출 강화 기조 유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대출 수요가 늘면서 은행채 발행량과 주담대 금리가 올랐다.
올해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가파르게 불어났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3월 말 585조6805억원 △4월 말 589조4300억원 △5월 말 593조661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에 은행채 발행도 덩달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5월 은행채는 71조4620억원이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은행채 발행량(68조8880억원)과 비교하면 3.7%가 증가했다.
금융가에서는 이러한 상반기 국면 해소를 반기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나 신규 대출자로서는 은행채 발행이 줄어들면 시장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부담이 줄어든다”며 “은행 자금 수급이 안정적임을 시사해 금융시장 전반의 신뢰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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