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테헤란을 보면 평양이 보인다…이재명 정권에 드리워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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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태규 시장경제연구원 이사
■테헤란을 보면 평양이 보인다. 이란을 보면 북한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란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곳곳이 불타고 있다. 수십 명 핵심 인물이 숨졌다.

이란은 중국·러시아와 함께 북한의 핵심 동맹국. 북한은 이란에 핵기술과 각종 무기를 수출할 정도로 아주 가깝다. 불타는 이란을 지켜보며 북한의 김정은 등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몹시 두려울지 모른다.

자신들의 핵무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공격당하지 않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2019년 베트남 하노이 핵 협상. 트럼프는 김정은이 핵 폐기 약속을 하지 않자 바로 빈손으로 평양에 돌려보냈다. 김정은은 냉정한 트럼프를 잊을 수 없을 터. 2박 3일 기차 속에서 치욕을 곱씹었을 것이다.

■김정은뿐만 아니다. 한국의 이재명 정권도 몹시 마음 쓰며 애태울 것이다. 과거 문재인 정권처럼 북한 안위에 대단히 신경을 쓰는 세력 아닌가? 그들은 트럼프가 북한을 가혹하게 다룰 것을 짐작한다. 혹시 아시아 주둔 미군이 북핵을 직접 공격할 수 있음을 걱정할 것이다.

트럼프 목표는 미국에서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 세력을 무너트리는 것. 그는 좌파라면 세계 어느 나라 정권도 강하게 견제한다. EU는 물론 캐나다, 멕시코도 그런 경우.

그는 “좌파 문 정권”에 대해 매우 나쁜 경험을 했다. 현재 한국 정권이 좌파임을 잘 안다. 이재명 세력이 그것을 모를 리 없다. 트럼프가 한국의 정치 변화를 모른 체 하는 이유도 잘 알 것이다.

■트럼프 4년의 외교·안보 중요 가닥은 중국·이란 견제와 이스라엘 지원. 1기 때와 똑같다. 트럼프와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절멸하려는 이란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반 이스라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란과 비밀협상을 벌여 핵협정을 맺었다. 중동 정치 주도권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이란에 주기 위해서였다. 이란은 3년 협상 동안 끊임없이 오바마가 양보토록 만들었다. 동시에 불법 핵 활동은 계속하는 노회한 협상술을 부렸다. 북한이 빌 클린턴 정부 등 미국을 상대하며 실익은 챙기고 핵무기를 완성한 방법과 비슷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핵을 용인하면서도 막대한 비밀 자금을 이란에 준 최악의 협정”이라며 탈퇴했다. 그가 이스라엘 공격을 사실상 묵인한 것은 그 연장선.

■“핵무기는 북한의 칼도 방패도 아니다. 목에 걸린 무거운 짐일 뿐.” 트럼프 정부의 기본 생각.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김정은의 북한은 생명 존중이 전혀 없는 피비린내 나는 나라다. 핵무기를 팔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정상 국가가 아닌 광기 서린 종교 집단으로 보았다. 그런 트럼프가 이란 핵을 없애려 하면서 북한 핵을 그냥 둘 것이라 상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란은 절대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 가질 수 없다”는 트럼프도 전쟁은 피하려 한다. 협상을 원한다. 지지세력 여론조사에서 90% 이상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직접 공격을 반대하기 때문. 공화당·군산복합체 등에는 “네오콘(군사력 사용을 지지하는 보수주의자)” 또는 “전쟁광” “전쟁 돼지”라 불리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무조건 지원에다 파병까지도 주장한다. 트럼프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쓴다.

트럼프는 이란을 다루기 위해 이스라엘을 활용했다. 한반도 주위에 그런 나라가 없다. 그렇다 해서 미군이 북한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이란과의 협상을 계속 추진하면서 북한을 무력으로 제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트럼프 정부는 북한이 완전히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심각한 경제 고통을 안겨 줄 것이다.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강력한 제재가 예상된다.

하노이에서 북한은 “영변 시설을 포기할 테니 제재를 완전히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무시했다. 북한의 얄팍한 장난에 속지 않았다. “영변이 북한 핵과 대량 살상무기 계획의 중요 부분인 건 맞으나 전체 시설의 극히 일부분”이라 판단했기 때문. 평양 시민의 열광 환호를 뒤로하고 하노이 기차를 탔던 김정은은 트럼프를 만만하게 봤다가 호되게 당했다.

미국의 전 국방차관은 “바이든은 유가를 올려 이란을 도왔다. 트럼프는 유가를 낮춰 이란경제의 허리를 꺾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트럼프는 군사공격 대신 최대 압박 제재로 북한경제의 허리를 꺾으려 할 것이다. 그 방법으로 체제 전복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최근 트럼프는 폴란드 대통령 당선인 카롤 나브로츠키를 “동맹”이라 부르며 축하했다. 선거 전, 그는 열세던 나브로츠키 지지를 선언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워싱턴 특급열차가 도착했다”고 환영했다. 나브로츠키는 유세 도중 미국으로 가 트럼프를 만났다. 예상 밖 결과에 세계 모든 좌파 매체들조차 “트럼프 도움으로 당선 되었다”고 했다. 그가 세계의 보수우파 지도자를 어떻게 돕는지를 보여 준 중요한 예. “동맹”이란 표현에서 세계 좌우 이념 전쟁을 이끄는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런 트럼프가 선거 전후 한국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한국인들이 분명하게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트럼프가 이재명 정권을 도저히 “동맹”으로 부를 수 없는 이유며, 한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예상케 하는 중요한 실마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한국 방문에서 큰 수모를 겪었다. 17년 말. 그의 방한에 앞서 미국 ‘폭스 뉴스’ 기자가 서울에 왔다. 기자에게 문재인 정권 외교 참모가 “트럼프는 미친 사람, 김정은은 이성을 가진 사람”이란 식으로 말했다.

그녀는 국제보도로 이름을 떨친 쥬디스 밀러. 당시 69세. 비밀 취재원을 밝히지 않아 86일 옥살이 할 정도로 강단이 있었다.

그녀의 기사: “문 대통령을 가장 걱정하게 하는 사람은 ‘한반도에서 미군을 몰아내고 자신이 주도하는 독재체제 아래에서 남북통일하겠다고 맹세한 잔혹한 독재자 김정은’이 아니라 트럼프다…좌파 성향 문재인은 트럼프가 한국을 원하지 않는 전쟁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걱정한다. 문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최대 압박’ 정책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밀러는 동맹국 대통령을 마구 다루는 청와대의 천박한 말투에 놀랐다. 아무리 좌파정권이라지만 “북한 독재정권·독재자”를 감싸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전혀 뜻밖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은 미국보다 북한과 사실상 동맹 관계임을 문 정권은 트럼프에게 보여주었다. 그가 이란 다루는 것을 보며 김정은 정권을 끝장낼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문 정권이 그 정도로 북한 편들지는 몰랐을 터. 회담 등을 하며 적이라 느꼈던 것 같다. 안보보좌관에게 “왜 한국이 우리를 증오하느냐? 우리가 한국을 지켜줘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주한미군 철수설”이 나온 배경의 하나.

트럼프는 문·이 정권을 같은 부류라 여긴다. 이재명 정권이 사회주의 정권임을 잘 안다. 그들도 문 정권처럼 북한을 옹호할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도 진정한 보수우파 정권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윤 정부는 간첩으로 기소된 재미교포 학자와 “트럼프 증오자” 남편에게 돈을 주어 자신의 낙선을 주장하는 글을 워싱턴 포스트에 싣게 했다. 그 매체도 “트럼프 증오집단.” 윤 정부는 국내 매체를 상대로도 그런 공작을 했다.

더욱이 윤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마르크스주의 용어가 담긴, 좌파 정책을 따르겠다고 약속한 한미 공동 성명을 발표했었다.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가 진성 보수우파가 아니었던 정부에 이어 좌파가 집권한 한국을 “동맹”으로 보겠는가? 사회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은 한국을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보겠는가?

■이재명 정권은 트럼프가 이란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음을 보면서 당장 북한을 떠올렸을 것이다. 문 정권 등이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막기 위해 갖가지 형태로 트럼프를 비하·왜곡하는 선전 전쟁을 펼칠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등을 위해 반미 감정을 극도로 부추길 것이다. 중국을 편들기 위해 트럼프 외교를 비난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좌파 매체를 그대로 베끼는 국내 매체의 영향을 크게 받아 온 한국인들은 속아 넘어갈 공산이 크다. 온갖 험한 소리로 트럼프를 계속 매도할 것이다.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미국과 트럼프만 원망할 것이다.

폴란드 국민은 트럼프 지지를 믿고 보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막판 대역전을 이뤘다. 보수우파 국민의 총결집이었다. 과연 트럼프가 보수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면 한국인들이 동조했을까? 미국 좌파 매체에 세뇌된 한국인들 탓에 역효과가 일어났을 수 있다.

트럼프는 좌우를 철저하게 구별한다. 신의를 중요시한다. EU 공세에 시달린 헝가리 등을 적극 도왔다. 지난해 당선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만난 외국 인물은 정치인 아닌 일본 전 총리 아베 신조의 부인. 그녀를 플로리다 사저로 초청했다. 그는 아베 암살 이후 미망인에게 한 달에 한 번꼴로 전화해 위로했다 한다. 보수 정치인 아베 생전에 쌓은 두꺼운 의리 때문.

반대로 그는 자신을 배신하거나 곤경에 몰아넣었던 정치인 등은 반드시 보복한다. 좌파 정치공작이었던 자신의 탄핵안에 찬성했던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을 모두 낙선 또는 정계 은퇴하게 만들었다.

왜 한국의 보수우파는 진실을 모르면서 그를 그토록 욕할까? 강력한 우군이 될 그를 이용하지 못할까? 관세, 주한미군 등 여러 면에서 트럼프는 한국에 도움 주는 데 주저할 것이다. 좌파 사회주의 정권과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위선 외교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권이 친북 성향을 확실하게 드러낼수록 한미 관계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어쨌든 한국인들은 보수우파 정부를 다시 세우지 않았다. 앞으로 경제와 안보 등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시련의 파고는 매우 높을 것이다.

[손태규 시장경제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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