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폰세처럼 던지고 싶다.”
올 시즌 KBO리그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마구가 킥 체인지업이다. 변형 체인지업이다. 킥은 축구에서 흔히 쓰는 ‘kick’이 맞다. 손가락으로 차듯이 던진다고 해서 킥 체인지업이라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설명이다. 다섯 손가락 중에서 중지가 차는 힘이 가장 좋으니, 자연스럽게 중지로 차듯이 던진다.

포크볼과 흡사할 정도로 뚝 떨어진다. 그러나 요즘 포크볼이 떨어지면서 약간 좌우로 휘는 경우가 많고, 킥 체인지업은 그냥 수직 낙하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은 있다. 당연히 타자들은 이 공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에선 올해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 등이 주로 구사한다. 네일은 이미 150km대 투심과 스위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그러나 네일이 구사하는 구종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컨디션이 안 좋거나 타자들의 응집력, 준비상태가 좋을 때 또 다른 구종을 구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 킥 체인지업을 오프시즌에 연마해 구사하고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작년 0.321서 올해 0.241로 뚝 떨어졌다. 킥 체인지업을 일반적인 체인지업과 섞어 구사하기 시작한 효과를 봤다.
그러나 정작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마친 네일은 “요즘 킥 체인지업을 거의 안 던진다”라고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완성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구사하는 서클체인지업도 괜찮아서, 킥 체인지업은 평소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폰세의 킥 체인지업을 인정하기도 했다.
네일은 킥 체인지업을 두고 “아직도 훈련하고 있다. 지금은 일관성이 없어서 실전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폰세처럼 던지고 싶어서 계속 연습한다. 가끔은 정말 잘 던질 수 있는데, 가끔은 꽤 끔찍하다. 나는 내 서클체인지업이 있다.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킥 체인지업을 굳이 많이 던지지 않아도 충분히 압도적이다. 네일은 “지난 삼성 라이온즈전(10일 대구, 6.1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자책)부터 체인지업이 말을 잘 듣는다. 작년엔 투심과 스위퍼 위주의 투구를 했다면 올해는 체인지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면서 구종이 다양화됐다. 그러면서 발전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네일이 킥 체인지업을 안 던지겠다고 하지 않았다. 지금은 연습하고 있지만, 완성도가 올라왔다고 판단하면 실전서 다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네일이 폰세처럼 킥 체인지업을 던지면, 역대 KIA 최고 외국인투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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