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6월 15일 서울가족플라자에서 ‘해피 파더스 데이 인 서울’을 개최했다.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 제도’ 사업 참여하는 기업과 중소기업 임직원 양육자를 대상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육아하는 아빠를 응원하고 격려하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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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참여를 위해 기다리는 양육자와 자녀[사진=김혜원 기자] |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 제도는 출산·양육 친화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을 ‘서울시 아이 키우기 좋은 중소기업’으로 지정하고, 해당 제도 실천 시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이다. 포인트가 쌓인 정도에 따라 기업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재단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아버님들이 이 제도를 회사에 널리 안내해 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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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선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설명도 진행했다.[사진=김혜원 기자] |
이어 “서구권에는 6월 셋째 주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로 기념하지만 우리나라엔 그런 날이 없어 재단 차원에서 남성 양육자를 응원하는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엔 양육자와 자녀 100여 명이 함께해 서울가족플라자는 그 어느 때보다 떠들썩했다.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과거엔 육아 행사에 주로 엄마가 참석했는데 오늘은 아빠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라며 “아이 돌봄에서 아빠 역할이 커지고 있으나 사회적·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맞벌이 대신 맞돌봄이라는 단어가 생긴 만큼, 남녀 모두가 돌봄에 함께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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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사진=김혜원 기자] |
이번 행사는 ‘아빠에게 알려주고 싶은 놀이’를 주제로 한 놀이 프로그램과 뉴스레터 ‘선데이 파더스 클럽’ 운영자 강혁진 작가 공립 유치원 교사 박준석 씨의 강연,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 공연으로 구성됐다.
현장엔 부스 8곳이 마련돼 아이들은 지도 교사와 즐겁게 참여했다. 아빠 얼굴 옷걸이 만들기, 곤충 채집통 만들기, 종이 망원경 만들기 등 같은 공예 활동부터 고리 던지기, 골프 체험 같은 체육 활동, 그리고 셀프 즉석 사진 촬영까지 아이들과 아빠가 즐기며 추억을 쌓는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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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던지기[사진=김혜원 기자] |
이후 강연 시간엔 양육자가 강연을 듣는 동안 아이들은 돌봄 선생님과 시간을 보냈다. 부모들은 마음 놓고 강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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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 시간에 참여한 아이들[사진=김혜원 기자] |
강혁진 작가는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생기는 것, 그것이 아빠가 된다는 것’이라며 아빠 육아의 현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을 기록하고자 아빠 다섯이 모여 2022년부터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이 기록은 책 출간과 방송 출연으로 이어졌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소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강 작가는 육아로 인해 삶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아이가 아프면 식사를 거르고 병원으로 달려가야 하고, 새벽에도 긴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늘 대기 상태에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피보팅’ 능력, 즉 상황에 맞춰 일정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바로 움직여야 아내가 좋아한다”라는 말에 청중은 열렬히 동감하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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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에 참여한 양육자들[사진=김혜원 기자] |
강 작가는 “자신을 완전히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새벽 시간을 활용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자신만의 생존법을 찾았고, 타인과 비교하는 것을 줄이며 삶이 더 단순해졌다고 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놀아준다’ 대신 ‘논다’는 표현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며, 아이가 우리와 놀아 줄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부는 ‘원팀’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팀워크의 핵심은 ‘대화’라고 말했다. 아내와 역할 분담은 ‘역치가 낮은 사람이 하면 된다’는 원칙을 소개하며, 자연스러운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연 마지막에는 자녀와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소개하며 “좋은 아빠가 되려면 건강과 돈이 필요하다”라며 쓴웃음을 지어 많은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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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을 경청하는 양육자들[사진=김혜원 기자] |
박준석 교사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수 전공으로 유아 교육을 선택했다며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유아 교육 자체가 매력적이어서”라고 말했다. 유아 교육 현장에서 ‘아빠의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며, “아이를 키우면서 그 소중함과 아이가 주는 사랑을 절실히 느낀다”라고 전했다.
박 교사는 최근 영유아 사교육 과열과 ‘7세 고시’가 등장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폐지를 촉구하는 국민 고발단까지 생길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부모는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48분에 불과한데 호주는 4시간에 달한다. 박 교사는 “48분은 짧지만 그 시간을 쪼개서라도 아이와 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원 시간’은 매일 마주하는 순간이자,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시간이다. 아이의 외투와 가방을 챙기고 상태를 살피며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이 아이에게 큰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등원 시 아침 식사를 챙기고 기본 생활 습관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평화로운 하루의 시작을 돕는다고 조언했다.
기본 생활 습관은 아이 자존감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화장실 사용 순서 등을 시각적으로 표시해 아이가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신체 놀이법을 통해 아이의 두뇌와 신체 발달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아이들과 놀이를 즐기면서 아이가 주는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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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돼지책> 공연도 이어졌다.[사진=김혜원 기자] |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 공연이었다. 5세 아이와 이번 행사에 참석한 A씨는 “아이도 좋아하고 강연도 도움이 됐다”라며 “앞으로 육아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남편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는 B씨는 “아빠들도 육아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라며 “맞육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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