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데이비슨 상대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32)이 여전히 2024년 8월24일의 악몽과 싸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네일은 그날 6회초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을 상대하다 타구에 우측 턱을 맞고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야구는 둘째 치고 인간으로서의 삶을 우려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네일은 이후 기적처럼 돌아와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3월22일 NC와의 개막전서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후 15일 창원에서 NC를 상대로 6⅔이닝 1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 등판은 10개월 전 부상 이후 첫 창원 등판이었다. 사연이 있는 창원에서 시즌 한 경기 최다투구수(111구)에 시즌 한 경기 최소 피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5승을 따냈다. 투심과 스위퍼 외에도 커터, 올 시즌 완성도를 끌어올린 체인지업을 앞세워 NC 타선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창원에서 10개월 전 아픔을 줬던 데이비슨에겐 3루수 땅볼, 좌익수 뜬공, 삼진으로 완벽하게 처리했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네일은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10개월 전 악몽을 잊은 줄 알았는데 역시 네일도 사람이었다.
네일은 “데이비슨과 선수 대 선수로서의 관계는 좋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큰 부상을 당한 이후 타자 데이비슨을 상대하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힘들다. 어떻게든 좋은 생각을 마운드에서 유지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안 좋은 감정들이 계속해서 떠오른다”라고 했다.
네일은 그날의 아픔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데이비슨은 NC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일 뿐 아니라, 올 시즌 KBO리그 외국인타자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수준의 활약을 펼친다. 일발장타력이 있기 때문에, 네일로선 그것도 까다롭다.
네일은 “데이비슨은 타자로서도, 선수로서도 상대하기가 껄끄럽다. 이 경기서 데이비슨을 상대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어떤 볼배합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생각했다. 마인드 세팅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했다.

네일은 올 시즌 데이비슨에게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한다. 그러나 네일에게 데이비슨은 쉬운 타자가 아니다. 단,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창원 등판을 피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악몽 극복의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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