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백화점 갈 준비하면 된다"
왼손 투수 이승민(삼성 라이온즈)이 데뷔 6년 만에 커리어 첫 홀드를 작성했다. 이승민은 조병현(SSG 랜더스) 덕분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했다.
이승민은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생애 첫 홀드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5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이승민은 그해 1군에 데뷔했고, 이날 전까지 64번 마운드에 올라 4승 11패 평균자책점 7.03을 기록했다. 임시 선발이나 구원으로 주로 등판했는데, 승패를 제외하고 마땅한 기록을 챙기지 못했다. 드디어 '홀드'라는 커리어의 이정표를 세운 것.
팀이 2-1로 앞선 6회 이승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한준수를 2루 땅볼, 김규성을 3루 땅볼로 솎아 냈다. 2아웃 이후 김호령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박진만 감독은 바로 김태훈을 투입, 이승민은 이날 임무를 마쳤다. 김태훈은 곧바로 이창진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몰렸지만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하며 이승민의 책임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커리어 1호 홀드의 완성.
이승민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2-1로 승리, 주중 삼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경기 종료 후 박진만 감독은 "선발 이승현 선수가 위기도 있었지만 5이닝까지 잘 막았고, 이후 이승민, 김태훈, 배찬승, 이호승 선수가 모두 본인들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했다.


지난 12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이승민은 "매년 작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다"면서 "그런데 SSG 조병현이 저에게 제안을 했다. 50이닝에 (평균자책점) 3점대를 하면 시즌 끝나고 선물을 한 개 사주겠다고 하더라. 그 수치가 제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이승민과 조병현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상무 야구단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승민은 대구 출신, 조병현은 충남 아산에서 나고 자랐다. 큰 접점이 없어 친분이 없었는데 상무에서 룸메이트가 되어 친해졌다. 서로 장난을 치면서 금세 절친이 됐다고.
공교롭게도 조병현은 유독 삼성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다. 6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6.35다. 12일까지 피홈런이 단 4개인데, 3개를 삼성 선수에게 맞았다. 지난 3일 인천 삼성전에서 1이닝 세이브를 챙기긴 했지만 이재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다음날도 4-0 여유 있는 상황에 등판했다 강민호에게 일격을 맞았다.
이승민은 "(조)병현이가 삼성이랑 할 때 못 던지더라. 홈런을 하나씩 맞더라. 상무에 있을 때도 그랬다"며 "솔직히 저는 삼성이 이기는 게 좋으니까 어쩔 수 없다. 대신 다른 팀에 잘 던지고 우리 팀에 못 던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병현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내기 꼭 이길테니까, 시즌 끝나고 백화점 갈 준비해라. 카드 꺼낼 준비하면 된다"며 웃었다.
이승민은 20경기에 출전해 23⅔이닝을 소화했고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 중이다. 부상으로 4월부터 등판을 시작했다. 4월 7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5월 11경기 12⅓이닝 평균자책점 2.19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6월도 5경기 4⅓이닝 평균자책점 2.08로 순항 중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49이닝을 살짝 넘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커리어 최다 이닝은 작년 작성한 47⅓이닝이다. 이승민은 조병현의 카드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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