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걷기가 전 연령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 건강을 지키고, 돈을 아끼며, 탄소중립까지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일석삼조’ 활동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병찬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오래 앉아 있을수록 심혈관 질환이나 인지기능 저하 등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라며 “걷기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생활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열풍의 배경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만보기 앱 서비스가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의 ‘토스 만보기’는 사용자의 걸음 수와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누적 사용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만 보를 걸으면 한 달 최대 4200원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어 ‘운동하며 돈 버는’ 재테크 개념이 퍼지고 있다. 또 다른 대표 앱으로 ‘캐시워크’가 있다. 캐시워크를 통해 쌓은 걷기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기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사용자는 운동을 통해 돈도 벌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다.
70대 A씨는 “소일거리 삼아 앱을 켜두고 동네를 걷는다”며 “얼마 안 되지만 걸어서 돈을 번다는 게 신기해서 요즘은 꼭 만 보를 채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지자체들도 발맞추고 있다. 서울시는 대표 건강 앱 ‘손목닥터9988’ 이용자 2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오는 14일 ‘남산 걷기&기부 챌린지’를 개최한다. 코스를 완주한 시민에게는 1인당 9988포인트 1000점과 특별 기부 포인트 만 점이 추가 적립된다.
적립된 기부 포인트는 ‘사랑의열매’를 통해 독거노인 등 기후취약계층의 혹서기 대비 지원에 사용된다. 기부자에겐 연말정산 시 활용 가능한 기부확인증도 발송된다. 개그우먼 김혜선과 방송인 션도 참가해 함께 걷는다.
영등포구는 지역 문화와 역사를 접목한 ‘이야기가 있는 소소한 걷기’ 프로그램을 오는 11월까지 운영한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OB맥주 공장터, 문래창작촌, 여의도 야경 등 5개 테마 코스를 걸으며 건강과 지역 애착을 동시에 높인다.
구로구는 6월 14일 안양천 일대에서 ‘탄소제로 걷기 행사’를 연다. 참가자는 고척교에서 신도림 파크골프장까지 4km를 걷게 되며, 완주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경품이 제공된다. 이 행사에는 다회용 컵과 정수기 비치,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 친환경 운동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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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광중학교] |
학교에서도 걷기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영광중학교는 학생의 건강한 학교생활과 인성 함양을 위해 ‘바르게 걷기’ 활동을 매일 아침 실시한다. 등교 후 학교 운동장을 2바퀴 걷는 이 프로그램은 김병준 체육교사의 기획으로, 스트레칭과 올바른 자세, 호흡 습관까지 함께 지도한다.
2학년 전지후 학생은 “아침에 친구들과 걷는 시간이 즐겁고 하루가 활기차다”라고 전했다. 3학년 김소망 학생은 “학교 주변 환경을 더 잘 알게 됐고 친구들과 대화도 늘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국가적으로도 걷기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는 건강한 노화를 위한 노쇠 예방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청이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9년 746만 명에서 2023년 921만 명으로 약 24% 늘었지만, 같은 기간 노인 진료비는 36조 원에서 49조 원으로 36.6% 증가해 인구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걷기는 고령자가 신체기능을 유지하며 더 오래 일상생활을 지속하도록 돕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걷기는 더 이상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 습관이자, 재테크 수단이 되고, 기후위기 대응의 실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행동, 바로 걷기다. 지금 당장 걸어보자. 건강도, 환경도, 마음도 함께 움직일 것이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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