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보험으로 치료하는 시대 올까?'... 美, 메디케어에 의료보험 적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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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미국 상원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에 나서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며,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18명은 지난 5일, 비만 치료 및 예방 프로그램 강화를 골자로 하는 '2025 비만 치료 및 감소법(Treat and Reduce Obesity Act of 2025)'을 공동 발의해 상원 재무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법안은 사회보장법 제18장을 개정해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 치료 프로그램 확대와 약제 접근성 향상 등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미국 의회가 비만 치료 확대 및 의료보험 적용을 추진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0세 이상 미국인 약 41%가 비만을 앓고 있으며, 이는 2700만명이 넘는 규모다.

비만은 고혈압, 심장병, 특정 암, 제2형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비만과 과체중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30만명에 달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번 법안은 비만 치료에 집중 행동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 의료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비만치료 목적의 약물을 메디케어 파트D에 적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디케어 파트D는 미국의 고령층과 일부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처방약 보험 프로그램으로, 메디케어 가입자가 별도로 가입해 약값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비만 치료제가 파트D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들이 전액 본인 부담으로 약값을 감당해야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진단받고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비만 치료 목적의 약물에 대해서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의사 보조원, 임상 간호사, 임상 심리학자, 영양 전문가 등도 비만 관련 집중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기존에는 보험 적용이 어려웠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등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GLP-1 계열로 널리 알려진 제품으로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있다.

그간 비만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질병이 아닌 '생활습관' 혹은 '외모관리'의 연장선으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비만 치료제는 많은 경우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고령층의 비만율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비 상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법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미국이 비만을 질병으로 공식 규정하고 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게 될 경우, 각국 정부와 보험체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련 투자와 개발이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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