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는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따라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별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은 아이들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서울학부모지원센터는 6월 학부모 소양교육의 주제를 '디지털 리터러시와 중독'으로 정하고 지난 10일 첫 번째 세션을 진행했다. 윤미선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디지털 리터러시와 디지털 윤리 이해'라는 주제로 디지털 사회 속에서 부모가 갖춰야 할 태도와 역량에 대해 강의했다.
■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왜 필요한가
디지털 기술은 이미 아이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정보 검색부터 친구와의 소통, 여가활동까지 아이들의 일상 대부분이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만으로는 안전하고 건강한 온라인 생활을 보장할 수 없다. 쏟아지는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윤미선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영상 중심의 정보 소비에 익숙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정보를 해석하는 훈련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을 읽고 스스로 이해, 해석하는 연습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짜 뉴스, 악의적인 댓글, 사이버 폭력 등으로 인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윤리는 단순한 예절 차원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와 관계, 더 나아가 삶 전체를 지켜주는 기본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 아이의 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중독
인터넷 중독과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도 이날 강의의 주요 화두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만 3~69세 스마트폰 이용자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약 22.9%에 달했다. 지난해에 비해 성인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과의존 비율이 다소 감소한 반면 유아와 청소년층의 과의존 비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미선 교수는 "인터넷 중독은 아이의 뇌 발달과 정서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라며 "서울보라매병원 최정석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의 뇌에서는 집중력을 관장하는 베타파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는 감마파가 일반 아동보다 2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뇌파 변화는 주의력 저하, 감정 조절 어려움, 충동성 증가로 이어지며 학습과 또래 관계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윤 교수는 "아이의 뇌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고 주의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독서와 취미 활동, 야외 활동 등 아날로그적 경험을 늘리는 일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윤리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저작권 문제, 사생활 침해, 정체성 혼란 등과 같은 또 다른 우려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의 얼굴이나 음성 등을 정교하게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술은 실제와 구분이 어려운 가짜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 수 있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은 특정 인물을 허위 사실과 결합해 비방하거나 정치적 조작, 범죄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장난이나 흥미 유발용 콘텐츠로 치부할 수 없다. 윤미선 교수는 "우리가 SNS에 올린 아이들 얼굴도 딥페이크로 합성될 수 있다. 딥페이크를 윤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 정보와 사생활 보호에 힘쓰고 타인의 사진이나 저작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 딥페이크를 활용했다면 딥페이크로 생성한 합성물이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얼굴이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에 합성된 것 알았을 때 즉시 보호자나 선생님께 알릴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교수는 "3차 산업혁명 시대가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화사회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능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지능정보사회"라며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해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 활용하고 디지털 윤리를 바탕으로 디지털 사회에서의 존중과 책임을 실천하는 '디지털 인성'을 갖춘 지성인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맺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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