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6회부터 야수를 투입하나…'4만 5084명' 팬들 앞에서, 경기 포기한 로버츠의 변명 "내일 승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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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LA 다저스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11로 완패했다. 경기를 내준 것은 그럴 수 있지만, 이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중반부터 승리를 포기했다.

이날 로버츠 감독은 최근 세 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감이 좋은 김혜성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전날(10일) '좌투수' 마쓰이 유키와는 승부를 펼칠 수 있게 해놓고선 네 번째 타석 진입을 앞둔 김혜성 앞에서 다시 투수가 '왼손' 아드리안 모레혼으로 교체되자,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을 불러들였다.

이 행동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경기후 김혜성과 관련된 질문에 로버츠 감독은 "마쓰이는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를 낮은 존에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김혜성의 스윙에 잘 맞는다. 하지만 모레혼은 강속구 유형의 투수라서 까다로운 타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답을 내놓았다. 모두를 납득시키기엔 부족한 답변인 것은 분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로버츠 감독은 11일 샌디에이고의 선발이 우완임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다저스는 '불펜데이'의 전략을 꺼내들었는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루 트리비노가 1이닝을 무실점을 기록하자, 2회부터 맷 사우어를 투입했다.

그런데 사우어가 4⅔이닝 동안 무려 9실점(9자책)을 기록하는 동안 다저스 벤치에서는 그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더니, 6회말 2사에서 갑작스럽게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를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키키는 투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려 2⅓이닝을 던졌다. 사실상 트리비노를 교체한 이후 경기를 던진 것과도 다름이 없는 마운드의 운용이었다.

LA 다저스 맷 사우어./게티이미지코리아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게티이미지코리아

이에 로버츠 감독이 경기 후 입을 열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일찍부터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고려했던 것 중 하나였다. 불펜 상황을 살펴보면서, 다음 몇 경기를 내다봐야 했다. 오늘 무리하게 승부를 걸어서 주요 불펜진을 소모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사우어가 많은 점수를 내주는 동안 교체하지 않고, 6회부터 '야수' 키케를 올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사우어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중 가장 많은 공을 던졌고, 말 그대로 팀을 위해 몸을 내던졌다. 다른 투수들을 쉴 수 있게 해줬고, 시리즈에서 승리할 기회를 이어줬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온 목적이었다. 경기 초반에 리드를 잡았으면, 더 주력 투수들을 기용할 생각이었지만, 그렇다 않다면 가능한 한 오래 던져주는 것이 계획이었다. 아직 시리즈에서 승리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로버츠 감독은 6회부터 키케가 등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어색했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며 "예를 들어 오늘 마이클 코펙은 등판이 가능했지만, 6~7점 차가 벌어진 6회에 그를 등판시키면, 내일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규정에 따라서 판단한 것이며, 내일 이후 승리를 위한 준비다. 오늘 무리하게 따라가는 것보다는 내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너무나도 쉽게 경기를 포기한 것은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분명 예의가 아니었다. 과연 로버츠 감독이 생각했던 대로 12일 경기는 다저스가 잡을 수 있을까. 만약 이러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12일 경기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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