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픽이 다 했다" KT 고동빈의 지휘, 두 번의 셧아웃 만든 '픽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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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롤스터 고동빈 감독/ LCK 제공

[마이데일리 = 이나혜 인턴기자] "3-0으로 이길 줄은 몰랐습니다."

KT 롤스터 고동빈 감독의 겸손한 소감은 실상 절묘하게 계산된 '밴픽 전략'의 승리를 보여준다. KT 롤스터는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지역 대표 선발전(로드 투 MSI) 1, 2라운드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농심 레드포스를 연달아 3-0으로 완파하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두 경기 모두 압도적인 기세를 올렸다. 중심에는 전략적으로 설계된 '밴픽'과 '픽 숨기기'가 있었다.

KT 롤스터 고동빈 감독/ LCK 제공

고동빈 감독은 7일 디플 기아전 후 "피어리스 드래프트라는 새로운 규칙 속에서 티어 정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미리 짜놓은 밴픽 구도가 그대로 나와 선수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정리된 챔피언 티어가 승리에 핵심적인 구실을 했으며, KT는 상대의 예상을 벗어난 전략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8일 농심전에서는 상대 핵심 라인인 '킹겐' 황성훈과 '리헨즈' 손시우를 집중 견제하는 밴픽 전략이 돋보였다. 고 감독은 "농심은 탑 중심의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라 이를 제어하기 위한 밴픽을 준비했다"며 "리헨즈의 조커 픽을 미리 차단한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KT 롤스터 / LCK 제공

KT의 탑 라이너 '퍼펙트' 이승민은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럼블, 사이온, 레넥톤 등 유리한 매치업을 꺼내며 라인전을 장악했고, 세 세트 내내 기세를 내주지 않으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한 5판 3선승제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4·5세트에서 꺼낼 만한 전략 카드를 노출하지 않은 것도 KT엔 호재다. 고 감독은 "픽을 숨긴 채로 올라온 건 다음 경기에 분명히 유리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T1전을 대비한 전략적 무기를 아껴둔 셈이다.

KT 롤스터 '비디디' 곽보성 / LCK 제공

고동빈 감독의 밴픽 운영은 단순히 상대 카운터만이 아니라, 팀 전체의 심리적 안정감과 챔피언 풀 분산까지 고려한 '다층적 설계'였다. '비디디' 곽보성은 "항상 밴픽은 잘 짜주신다. 오늘은 상대가 우리보다 더 조급해 보였다"고 말해, 심리전에서도 우위를 점했음을 시사했다.

'2025 LCK MSI 대표 선발전' 대진표 / LCK 제공

KT는 14일 T1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4라운드를 치른다. 정규 시즌 3위인 T1을 상대로 또 한 번의 '업셋'을 예고한 가운데, 고동빈 감독의 지략이 다시 한 번 빛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선발전은 피어리스 드래프트 룰로 진행돼 매 세트마다 챔피언 중복이 금지된다. 각 팀의 전략적 깊이와 밴픽 설계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로, KT의 연이은 셧아웃 승리는 단지 실력만이 아닌 고동빈 감독의 '밴픽 메타 읽기'와 '심리전 설계'의 결실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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