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선수의 노력이 묻힐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발생했던 체크스윙 오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극적'이면서도 '간절'했던 승리.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두산의 팀 분위기는 급격하게 어수선해졌다. 특히 조성환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게 된 이후에도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팀 분위기는 더욱 바닥을 찍었다.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였고, 지난 5일 연장 승부 끝에 조성환 체제의 두산이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첫 승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경기 중엔 오심까지 발생했다. 두산은 5일 KIA를 상대로 1회부터 선취점을 손에 넣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4회 1사 1, 2루의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대타 김인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베트 헤드가 홈 플레이트를 지나치지 않았는데, 구명환 3루심이 '스윙'을 선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체크스윙 오심이다. 지난주에만 너무나도 명확한 오심이 발생하면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체크스윙 오심에 대한 이슈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5일 경기의 경우 허구연 KBO 총재가 직접 잠실구장에서 야구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이때 조성환 대행은 곧바로 김익수 주심을 향해 어필을 했으나, 이미 정해진 판정이 반복될 리는 만무했다. 그리고 이 오심으로 인한 스노우볼이 제대로 굴러갔다. 오심 발생 이후 분위기는 KIA 쪽으로 넘어가게 됐고, 순항하던 최원준은 5회초 수비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 입장에선 역전 점수를 내주지 않았던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그래도 두산은 1-1로 정규이닝을 마친 뒤 연장전에서 김민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연패 탈출에 성공, 조성환 대행 체제의 첫 승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조성환 대행은 6일 경기에 앞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최원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체크스윙 오심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최원준은 올해 13번의 등판에서 4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5일 경기에서 5⅓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조성환 대행은 최원준에 대한 물음에 "질문을 안 하셨으면 말씀을 드리려고 했다"며 "5회가 끝나고 6회를 준비하는 시간에 내가 잠시 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최원준이 '감독님, 경기 잡고 싶으시면 바꾸셔도 됩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밝혔다.
팀 성적 못지 않게 개인성적도 중요한 선수 입장에선 꺼내기 쉽지 않았던 말이다. 개인성적은 내년 연봉 '고과'로도 이어지는 까닭. 조성환 대행은 "그래서 과감하게 고효준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 말 한마디가 내게는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어제 경기를 이기고 나서 인터뷰 말미에 오른쪽을 봤는데, 최원준이 큰 물통을 들고 있더라. 그 장면에서 울컥했었다. 말 한마디가 팀 플레이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최원준이 일깨워준 날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개인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 하는 모습을 최원준이 보여줬던 만큼 4회말 공격에서의 오심은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은 "많이 아쉬웠다. 다른팀 감독님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갖고 계신다. 심판분들도 당연히 정확하게 집중해서 공정한 판정을 하시려고 노력은 하신다"면서도 "로이스터 감독님이 계실 때 했던 말씀이 기억이 나더라. 오심이 나왔을 때 심판에게 가서 '선수의 노력이 묻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었다. 나도 사실 어제 (구명환 3루심에게) 달려가고 싶었으나, 주심께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성환 대행은 김익수 주심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주심께도 '우리가 진짜 열심히 준비해서, 정말 좋은 찬스가 왔는데, 조금 집중해서 봐줬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기회인데,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집중해서 공정한 판정을 해달라는 말을 3루심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고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두산은 6일 경기에서 또다시 이용혁 1루심의 체크스윙 오심으로 불리한 판정을 겪었다. 다행히 실점과 연결이 되진 않았고, 두산은 연승을 달렸다. 현재 2군에서는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이 진행되고 있으나, 1군의 경우 2026시즌 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체크스윙 오심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현장에서는 후반기부터 비디오판독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개 구단 감독들은 올스타전에서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를 KBO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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