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울산 HD가 대한민국과 K리그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선다.
울산은 김판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주장인 김영권, 베테랑 이청용 등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결전의 땅인 미국으로 출국했다.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골키퍼 조현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를 끝낸 후 합류할 예정이다.
울산은 지난해 4월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현재 ACLE) 4강 1차전에서 이동경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당시 승리로 AFC 클럽 포인트에서 81점을 획득해 전북(80점)을 제치고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115점)에 이어 아시아 2위에 오르며 클럽 월드컵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FIFA 클럽 월드컵 2025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두고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 대항전이다. 이번 대회부터 개편을 통해 월드컵과 같이 4년에 한 번씩 32팀이 참가해 챔피언을 가린다.
울산은 2012(일본)와 2020(카타르) 클럽 월드컵에 나서서 모두 6위의 성적을 거뒀다. 2025 대회까지 세 번째 출전이다.
아시아에서는 울산과 더불어 알 힐랄(사우디), 알 아인(아랍에미리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 등 총 네 팀이 출전한다.
울산은 클럽월드컵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 도르트문트(독일)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F조에 편성됐다. 이번 대회는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열린다.
울산은 6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선다운스와 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어 플루미넨시와 22일 오전 7시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치른다. 도르트문트와 마지막 3차전은 26일 오전 4시 신시내티에 위치한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세계적인 클럽과 겨루며 구단의 경쟁력과 팬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울산 HD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울산 HD 김광국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최선을 다해 울산 HD를 알리고 싶다. FIFA의 관심과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울산 구성원들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울산 레전드’인 김판곤 감독은 생애 처음으로 클럽 월드컵을 지휘한다.
김판곤 감독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네 시즌 동안 울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레전드로 1996년 울산의 창단 첫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28일 울산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분위기를 추스르고 가용한 자원을 활용해 창단 최초 K리그1 3연속 우승(2022~2024)의 쾌거를 이뤘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 출신 선수 중에 감독으로 정상을 차지한 최초 인물이다. 구단과 대한민국 프로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번 시즌 K리그1 4연패와 새롭게 시작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아시아 정상 목표를 내걸었다. 더불어 클럽 월드컵은 도전자 입장으로 나서 울산 HD의 축구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그동안 행정가·지도자로 두루 경험을 쌓으며 성과는 냈던 김판곤 감독도 클럽 월드컵은 처음이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 감독을 맡게 되면서 클럽 월드컵은 개인적으로 큰 동기부여였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잘 준비해 K리그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울산의 주장인 김영권은 ‘클럽 월드컵 경력직’이다. 김영권은 2013년 광저우 헝다(중국) 소속으로 클럽 월드컵에 나섰다. 알 아흘리(이집트),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틀레치쿠 미네이루(브라질)를 상대로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당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브라질 축구 스타 ‘외계인’ 호나우지뉴(아틀레치쿠)를 상대하기도 했다.
김영권은 2015년에도 광저우에서 클럽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바르셀로나(스페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를 맞아 또 풀타임을 소화했다.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트리오’를 만났다. 당시 메시는 명단에서 제외됐고 네이마르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하지 않았다. 김영권은 수아레스를 막았던 경험이 있다.
4년 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클럽 월드컵을 경험했던 선수는 ‘수문장 조현우 단 한 명’이다.
울산은 2020년 ACLE의 전신인 ACL에서 10경기 무패(9승 1무)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카타르 도하에 모여 경기가 열렸다. 결승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누르고 2012년 이후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이듬해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에 나섰다.
당시 조현우는 티그레스 UANL과 알 두하일과 두 경기 모두 골문을 지켰다. 지난 시즌 K리그 대상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 베스트11, 전 경기 전 시간 출전, EA 스포츠 FC 유저 선정 올해의 선수’까지 개인상을 모두 휩쓴 조현우가 또 한 번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조현우는 “우리 울산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더 많이 경기할 수 있는 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축구하는 게 정말 즐거워야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나한테 굉장히 크게 와닿았다. 경기가 많지만, 피곤함을 둘째 치고 정말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많이 성원해 주시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울산 선수단은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샬럿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18일 열릴 선다운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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