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제가 못 하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은 물론,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뒤 처음으로 멀티 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김재윤은 인터뷰 내내 부활을 강력하게 다짐했다.
김재윤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3으로 뒤진 6회 1사 1루 김재윤이 등판했다. 1루 주자 정준재가 2루를 훔치며 곧바로 1사 2루가 됐다. 김재윤은 김찬형을 좌익수 뜬공,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에레디아를 1구 만에 우익수 뜬공,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했다. 이후 황동재가 마운드에 오르며 김재윤은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날 빠른 공은 최고 146km/h까지 나왔다. 꾸준히 140km/h 중후반대의 공이 낮게 깔리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이 김재윤에게 기대하던 피칭. 덕분에 지난 5월 27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⅓이닝), 30일(⅔이닝)과 31일(2이닝) 잠실 LG 트윈스전에 이어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멀티 이닝 퍼펙트는 시즌 최초다.


4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그동안 압박감과 부담감이 있던 것 같다.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다 보니 부담감이 있었다"며 "(배)찬승이와 (이)호성이가 뒤에서 잘해주고 있고 (김)재윤이도 그 자리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자신감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전날 피칭을 돌아봤다.
마이데일리와 만난 김재윤은 "전에 못 했던 경기가 너무 많다. 지금 (감독님이) 내보내 주실 때 한 타자 한 타자 베스트로 던져서 잘 막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그게 결과로 잘 나와 기분이 좋다"고 했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비결은 제구다. 김재윤은 "공이 몰려서 장타를 맞았다. 던지고 나서 보면 항상 그런 패턴이더라. 그래서 제구력이 신경을 쓰고 있다. 다행히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실투를 줄이는 피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을 편안한 상황에서 내려고 한다. 김재윤은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많이 던져봤고, 이기는 상황에서도 많이 던져봤다"며 "실점이 많았다 보니 어떤 상황에 나가든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나가서 던진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최일언 코치님이 오셔서 포인트를 많이 알려주셨다. 박석진 코치님과 박희수 코치님이 제가 위축되고 잘 안되다 보니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저도 마음이 편해져서 마운드에서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 더 잘 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2경기 연속 멀티 이닝을 소화했고, 무실점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김재윤은 "많은 이닝이 1이닝으로 줄게 된다면 더 강하게 던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잘 막아서 자신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끝판왕' 오승환에게 그간 조언을 구했다. 김재윤은 "사석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오승환이)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지금 급한 것도 알겠고, 스스로 안 되는 것도 안다.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중점이다. 편하게 생각하라. 그런 식으로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오승환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했다.
감독, 코치진, 선수 모두 '자신감'만 살아나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윤은 "지금 나이에 뭔가를 크게 바꾸기는 쉽지 않다. 시합에 올라와서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는 게 제일 큰 것 같다"라면서 "결과가 계속 좋아야 자신감이 생긴다. 그래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 타자만 상대하더라도 베스트로 던져서 잡아내려 한다"고 답했다.
팬과 동료들에게 '죄송함'을 말했다. 김재윤은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제가 못 하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이런 면이 저에게 크게 왔다"고 밝혔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식욕도 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김재윤은 "입맛이 없긴 했는데 억지로라도 잘 챙겨 먹으려고 한다. 살이 많이 빠졌는데 그것도 시합에 영향을 끼칠까 봐, 부모님께서 보약도 해주셔서 잘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인이 아니라 팀을 위해서라도 김재윤은 살아나야 한다. 백정현, 김태훈, 이호성, 배찬승이 잘해주고 있지만, 마지막 퍼즐은 김재윤이다. 통산 185세이브를 올린 경험과 노련미가 필요하다. 오승환도 김재윤의 경력을 존중한다고 했다.
김재윤이 마운드에서 당당해지는 그날, 삼성의 마운드는 완전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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