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최병진 기자] 이창민(제주 SK)이 김학범 감독에게 달려간 이유를 밝혔다.
제주는 1일 펼쳐진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에서 3-1로 승리했다.
의미가 큰 승리다. 시즌 처음으로 3골을 기록했고 또 연승도 달성했다. 4월 말부터 4연패에 빠지며위기를 맞았던 제주지만 분위기를 바꿔내며 2승 2무 4경기 무패로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선발 출전한 이창민은 팀의 두 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5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남태희가 볼을 뒤로 밟아주자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서울 수비수 틈을 빠져나가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정확하게 맞은 슈팅은 아니었지만 타이밍이 절묘하게 연결되면서 서울의 강현무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창민은 “득점이 얼떨떨하다. 슈팅이 잘 맞으면 안 들어가더라”고 웃으며 “꺾어 때리려고 했다. (남)태희 형한테 밟아 달라고 애절하게 두 세 번 이야기했다. 운이 좋았다”고 득점 소감을 전했다.
이창민은 올해 3월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득점은 2022년 10월 8일 포항 스틸러스전 이후 무려 967일 만이다. 그는 골망을 흔든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김 감독에게 달려가 격한 포옹을 했다.
그는 “그동안 너무 못 넣고 있었던 것 같다. 반성하게 된다”고 미소를 지었고 “감독님이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것이다. 감독님은 기댈 곳도 없으셔서 힘을 드리고 싶었다. 위로의 의미였다”고 세레머니에 대해 설명했다.
2016시즌 입단한 이창민은 현재 제주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다. 이제는 ‘쓴소리’도 해야 하는 위치다. 지난 수원FC전에서 최병욱을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이 있었고 경기 후에는 사과를 하는 모습이 구단 영상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창민은 “선수들이랑 당연히 좋은 말만 하고 잘 지내면 좋은데 정신을 못 차릴 때는 누구 하나 애기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팀에 오래 있었고 그게 내 역할인 것 같다”고 했다.
최병욱을 향해서는 “제2의 안현범(전북 현대)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수원FC전에서는 볼을 다시 뺏으려고 하거나 적극적인 모습이 부족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잘해줬다. 더 근성을 가지고 한다면 점차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창민은 70분가량을 소화한 뒤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 김건웅과 교체됐다. 그는 “몸 풀 때 햄스트링이 올라와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교체로 투입될 선수들이 많으니까 뛸 수 있는 만큼 뛰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항상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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