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은 그냥 돌았어요. 홍원기 감독이 강하게 어필한 이유가 있었네요.”
지난달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 1-0으로 키움이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임종성이 타석에 있었다. 마운드에는 키움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

로젠버그는 볼카운트 3B1S서 5구 140km 포심패스트볼을 바깥쪽 높게 던졌다. ABS에 따르면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 그런데 임종성은 배트를 내밀었다가 거둬 들였다. 그러자 최수원 1루심은 양 팔을 벌려 노 스윙을 선언했다. 볼넷.
로젠버그가 허탈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1루 덕아웃의 키움 홍원기 감독이 참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임종성의 배트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였다. 곧장 최수원 1루심에게 다가가 양 팔을 쓰며 극대노했다. 엄청나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오랫동안 홍원기 감독을 봤지만, 이렇게 크게 화를 내는 걸 처음 봤다.
홍원기 감독은 퇴장을 불사하고 매우 강하게 항의했다. 최수원 1루심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홍원기 감독은 퇴장 선언을 받은 뒤에도 한참 항의하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는 느린 그림을 통해 임종성의 스윙을 리뷰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을 통해 홍원기 감독을 옹호했다. “지금은, 그냥 돌았어요. 돌았고 홍원기 감독이 강하게 어필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네요. 분명히 있었고 로젠버그도 헛웃음을 짓는 모습이 나왔다”라고 했다. 정병문 캐스터도 부연설명 대신 느린 그림을 보면 된다며 박재홍 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체크스윙 논란이 잊을 만하면 터진다. 이미 감독들은 수 차례 체크스윙 여부를 비디오판독 대상에 포함하자고 주장해왔다. KBO도 올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적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후반기부터라도 당장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KBO는 신중하다.
체크스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아니다. KBO는 작년 12월4일 보도자료를 통해 체크스윙 기준으로 ‘타자가 투수의 투구한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 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타자석 옆면 기준으로 KBO 90도, 애리조나 교육리그 135도)’라고 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걸 명확히 확인하려면 타석을 바로 위에서 비추는 카메라가 각 구장에 설치돼 있어야 한다. 현재 퓨처스리그 일부 구장에선 체크스윙 판독 카메라가 설치된 상태다. 퓨처스리그는 경기당 2회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신청이 가능하다. 1군 10개 구단 홈구장에도 어떻게든 객관적으로 판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체크스윙을 심판의 눈으로 정확히 판독하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타자의 스윙이 순식간에 이뤄지거나 이뤄지지 않는데 심판이 그걸 어떻게 정확히 판정을 내릴까. 최수원 심판은 베테랑 심판이다. 그러나 그 역시 사람이다. 사람이 정확히 판단하기 힘든 영역은 카메라와 기계에 맡겨야 한다. 현대야구의 주인들(야구 팬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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