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도쿄시리즈에서 LA 다저스에게 2패를 떠안았던 시카고 컵스의 질주가 매섭다. 그 중심엔 스즈키 세이야와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CA)이 있는데, 이들이 무려 128년 만에 구단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컵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컵스의 창단 최초의 역사가 탄생했다.
지난 1876년 컵스 구단이 탄생한 이후 최초의 역사가 만들어낸 주인공은 스즈키 세이야와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CA)이었다. 2022시즌에 앞서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약 1174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스즈키와 202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9순위에서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은 뒤 컵스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크로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는 중.
이날도 두 선수의 활약이 컵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선취점은 컵스의 몫이었다. 1회말 이안 햅의 안타로 마련된 1사 1루에서 전날(28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50타점의 고지를 밟은 스즈키가 타석에 들어섰다. 스즈키는 콜로라도 선발 태너 고든을 상대로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형성되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스즈키가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장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11.7마일(약 179.8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이 안타로 스즈키는 시즌 51번째 타점을 손에 쥐게 됐다. 이 흐름이라면 스즈키는 147.5타점을 기록할 페이스다.
그리고 컵스는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PCA가 고든의 2구째 몸쪽 낮은 커브를 힘껏 퍼올렸고, 103.7마일(약 166.9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15호 홈런. 이 홈런으로 크로우도 스즈키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2번째로 50타점의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이 두 개의 타점이 곧바로 컵스의 역사로 연결됐다. 'MLB.com'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87년 창단된 컵스에서 개막 56경기 만에 두 명이 50타점을 기록한 것은 스즈키-PCA 듀오가 역대 최초였다. 무려 128년 만에 구단 역사책에 나란히 이름을 남겼다.
현재 컵스는 2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35승 21패 승률 0.625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그 배경엔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되는 팀 타율 0.262의 막강한 공격력이 핵심이 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스즈키와 PCA가 서 있다.
컵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최근 트레이드설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2016년 이후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노리고 있는 컵스가 스가노 토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비롯해 '신인왕' 출신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중이다. 과연 컵스가 2016년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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