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대한 아끼면서 뛰게 하고 싶은데…”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은 지난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연거푸 2개의 도루를 해냈다. 시즌 1~2호 도루였다. 4월25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좌측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1개월만에 나온 첫 도루였다.

반전이 숨어있었다. 이범호 감독이 지시하거나 원해서 감행한 도루가 아니었다. 김도영 본인이 경기흐름상 알아서 뛴 것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줄곧 김도영의 도루가 조심스러웠고, 김도영은 이범호 감독의 사인을 기다린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였다.
결국 김도영의 질주본능이 이범호 감독과의 약속을 큰 틀에선 어긴 셈이었다. 물론 당시 흐름만 보면 충분히 뛸 만했고, 이범호 감독도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여전히 김도영의 도루에 조심스럽고, 부정적이다.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
이범호 감독은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별 다른 말은 안 했다. 본능적으로 다리가 나가려고 하는 건 알겠지만, 몸 상태가 안 좋으면 그렇게 뛸 이유가 없다. 지금 내가 NO를 하기보다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있는 게 더 중요하다. 아마 도영이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피로감이 있으면 안 뛸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정말 막 날아갈 것 같이, 그런 날에는 뛸 것이다. 팀을 위해 뭔가 침체된 상황을 살리기 위해 뛰는 것은,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상황에서 뛰게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종합하면 김도영이 알아서 컨디션을 봐 가면서, 경기흐름을 봐 가면서 뛰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얘기다.
그린라이트지만, 이범호 감독의 진심은 그렇지 않다. 되도록 도루를 자제하고 건강하게 남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타격으로 팀에 더 많이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감독으로선 당연한 마음이다. 어쩌면 옐로우라이트라고 해야 할까.
이범호 감독은 “최대한 아끼면서 뛰게 하고 싶다. 본인이 판단할 때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만 뛰지 않을까 싶다. 본인의 몸 상태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러고 했다. 그러면서 “뛰어서 점수 내는 것보다 찬스에서 쳐주는 게 더 좋다는 말을 드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마음은 그래도 김도영의 도루를 용인하는 건, 김도영이 그 누구보다 팀을 생각하는 선수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김도영이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1-2로 뒤진 5회말 2사 1루서 2루 도루를 하고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MRI 촬영 결과 큰 이상은 아니지만, 이범호 감독이 왜 도루를 자제하길 바라는지 몸으로 보여주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범호 감독은 이걸 가장 경계하고 있었다. 일단 김도영은 당분간 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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