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6‧3 대통령 선거가 18일 남은 가운데 국민의힘이 꺼내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론’이 내홍을 부채질하며 ‘윤석열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대통령 탈당 문제는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며 해당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 윤석열과 결별에 어중간한 태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김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계엄 반대(탄핵 찬성),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친윤계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내건 한 후보에 대한 저격으로 대응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6일)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을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며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여당과 대통령 관계를 정상화하는 정당 민주주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당정협력, 당통분리, 사당화 금지라는 당-대통령 관계 3대 원칙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과 대면해 탈당을 권고하겠다며 이날 오후 중으로 윤 전 대통령과 만날 약속을 잡기 위해 통화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뉴스외전’에서 “(전화를)아직 못 드렸다”며 “다만 어제 저희 당은 확고한 의지를 보여드렸다. 당‧정‧통(당-정부-대통령) 관계 정상화 의지를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어제부로 우리당의 의지를 보여드렸고 저희가 ‘탄핵의 강을 넘어갔다’ 생각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어떤 결정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이제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결단을 요청드린다”며 탈당을 촉구했지만, 이날 ‘당헌당규 개정’ 공언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권유에 대해 사실상 ‘말 바꾸기’ 한 셈이어서 진정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정관계 개선 등 개혁을 강조하는 반면,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탈당 여부는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가 직접 탈당 문제를 거론하게 되면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탈당 권유’ 판단을 존중하지만 김 후보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어 “김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인 상황에 맞게 선거 운동을 해야 되는 입장이니 당의 운영은 김 비대위원장에 일임한 상태”라고 했다.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해 김 비대위원장 명의로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론’을 꺼내 들었지만, 김 후보가 원론적인 입장을 지키면서 사실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계엄과 탄핵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한동훈 전 대표가 김 후보의 ‘결단’을 요구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5월 18일 대통령 후보 토론 이전에’ 김문수 후보님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계엄 반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세력과 선긋기를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계엄 반대’에 대해 “계엄으로 인한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앞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모든 경선 후보들에게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선거 운동을 도와달라 요청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를 먼저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조건이 이뤄지지 않으면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당원들이 선택한 대통령 후보인데, 개인적인 이유로 선거 지원에 소극적이라면 당을 같이 하는 동지로서 해야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은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전 대표를 겨냥해 “과자 먹으며 인터넷 방송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원의 손으로 당대표가 되신 분이라면 이제 당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나서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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