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했던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이 부상을 털어내고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루키리그지만 2이닝을 노히트로 막아냈다.
고우석은 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마이너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루키리그 FCL 카디널스와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통산 7시즌 동안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포스팅 마감 직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3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고우석의 앞날은 험난했다. 고우석은 시범경기 기간 내내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서울시리즈 개막전에 앞서 로스터에서 제외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즌 중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는 고우석에겐 분명 기회였다. 마이애미의 뎁스가 두텁지 않은 까닭. 그러나 고우석은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에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단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에 고우석은 지난해 겨울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고, 2월부터 무려 95마일(약 152.9km)의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2월 21일 고우석이 수건을 이용해 셰도 피칭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그립을 쥘 때마다 손가락에 통증을 느껴 검진을 받아본 결과 오른쪽 검지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보지도 못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 '친구'이자 '가족'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고우석이 9일 비록 루키리그이지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루키리그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1회초 선두타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수비 실책으로 야이로 파딜라를 내보냈고,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1사 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이어 나온 타자들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고우석은 2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우석은 첫 타자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 후속타자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핸셀 알몬테에게 볼넷을 내주더 또다시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고우석은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다니엘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이닝 노히트 무실점으로 첫 재활 등판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고우석에게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당초 샌디에이고와 맺었던 2년 계약의 종료를 앞두고 있는 까닭. 시즌이 끝난 뒤 고우석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왕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빅리그 무대를 밟지도 못한 채 돌아올 순 없다. 마이애미는 여전히 리그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올 시즌을 준비했던 마음가짐으로 복귀를 노린다면, 그래도 한 번은 콜업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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