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넘어, 8G 만에 맛본 'ML 첫 승'…하지만 사사키는 기뻐하지 않았다 "팀에 기여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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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팀에 공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사사키는 4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일본 최연소 퍼펙트게임 업적은 물론 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사사키는 지난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인물. 25세 미만의 선수에게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금액 풀이 정해져 있었고, 이에 사실상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가 사사키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그 결과 사사키는 다저스 입단을 택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 사사키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지난 3월 19일 도쿄시리즈 데뷔전에서 3이닝 동안 무려 5개의 볼넷을 헌납하더니, 3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미국 본토 데뷔전에서는 1⅔이닝 만에 2피안타 4볼넷 2실점(2자책)으로 강판됐다. 특히 두 번째 등판에서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교체를 거부하는 액션을 취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4월부터는 특급 재능이 조금씩 빅리그에도 통하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4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하더니, 다시 만난 컵스를 상대로는 5이닝 1실점,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는 6이닝 2실점(2자책)으로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 손에 쥐었다. 그리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맞대결에선 5⅔이닝 3실점(3자책)으로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지난 7번의 등판에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4일 등판은 달랐다. 비로 인해 경기가 3시간 딜레이 된 가운데 사사키는 1회 1, 2루의 실점 위기를 극복하고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으나, 2회 아지 알비스에게 안타, 도루를 허용하면서 만들어진 실점 위기에서 엘리 화이트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베스트 컨디션은 아닌 것처럼 보인 가운데 다저스 타선은 사사키에게 전폭적인 득점 지원을 선사했고, 사사키는 3회 다시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알비스에게 홈런을 맞고, 닉 알렌에게 추가 적시타를 내주면서 3실점째를 내주게 됐지만, 5회 맷 올슨-션 머피-알비스를 모두 뜬공으로 묶어내며 삼자범퇴를 완성,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다저스 마운드가 큰 점수차를 지켜내며 감격의 첫 승을 손에 넣었다.

분명 기분이 좋을 만한 날이지만, 사사키는 기쁨보다는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에 더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는 첫 승에 대한 물음에 "우선 안도감이 든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쁘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라는 말을 해줘서 정말 기뻤다"며 "이 첫 승은 내게 아주 특별한 날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승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고, 쉽게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사키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경기가 새벽 1시가 훌쩍 넘어 끝났기 때문. 이어 사사키는 기쁨을 드러내기 보단, 자책을 이어갔다. 그는 "점수 지원을 받으면 곧바로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승을 떠나서 시즌 초반에 팀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컸다. 최근에서야 5이닝을 던질 수 있게 됐다"며 "팀에 공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확실히 최근 투구는 나아졌다. 사사키도 이를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사사키는 "물론 완전히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점점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늘도 야수와 구원 투수들이 경기를 잘 만들어줬기 때문에 얻은 1승"이라며 첫 승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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