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질 여지 안 보여" 경고했는데, 또 무너진 19억 에이스…'ERA 5.32→꼴찌 앞' 롯데, 결단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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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눈에 보이게 구위가 안 좋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6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지난 2022년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반즈는 데뷔 첫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거듭났다. 롯데 입장에선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반즈는 2023년에도 롯데 소속으로 30경기에서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8로 훌륭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반즈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KBO리그 입단 1~2번째 시즌만 하더라도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강했던 반즈는 2023년부터는 좌타자에게 눈에 띄게 약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부상까지 겪는 등 지난해 25경기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롯데는 반즈가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올 시즌에 앞서 총액 150만 달러(약 21억원, 보장 135만 달러)의 계약을 선사했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2025년 4월 2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런데 올 시즌 반즈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시즌 초반엔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지만, 올해는 기간이 길어도 너무 길다. 특히 들쭉날쭉함이 너무 심하다. 반즈는 4일 등판 전까지 7경기에서 총 세 번의 퀄리티스타+(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외의 4경기에서는 1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22실점(18자책)으로 매우 좋지 않았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6실점(4자책)으로 부진한 뒤 반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에 보이게 구위가 안 좋다. 외국인 선수들은 그냥 보여줘야 한다. 1선발은 계산이 나와야 한다. 반즈는 구위 자체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3회 정도가 지나면 140km 정도 밖에 안 나온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더 좋아질 여지는 안 보일 것 같다"며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리고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3승째를 손에 넣은 이후의 평가도 썩 좋지 않았다. 사령탑은 "공이 가는 거는 그렇게 만족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키움은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해 있는 상황이었던 까닭. 그리고 "구위가 다는 아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떨어지는 각도가 밋밋하다"고 덧붙였다.

입지가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반즈는 4일 NC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역시 반즈는 또다시 부진했다. 1~2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가운데 반즈의 첫 실점은 3회. 반즈는 선두타자 박시원을 땅볼 처리한 뒤 9번 타자 김한별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리고 권희동에게 4구째 131km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좌월 투런홈런을 맞더니, 후속타자 김주원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3점을 헌납했다.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개막전 경기. 롯데 선발 반즈가 LG 문보경에게 1회말 1사 2루에 홈런을 내주고 모자를 벗고 있다./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실점은 계속됐다. 반즈는 4회초 선두타자 천재환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 상황에 몰렸고, 이어지는 1사 3루에서 김한별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4실점째를 마크했다. 이후 반즈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고, 5회에도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6회 선두타자 천재환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3루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됐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구승민이 승계주자의 실점을 허용하면서 5⅓이닝 5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현재 롯데는 시즌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중. 어떻게든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하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반즈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0명 가운데 평균자책점 29위를 기록 중이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또한 1.40으로 리그 25위에 불과하다. 롯데와 반즈의 동행이 더 이어질 수 있을까. 롯데가 새로운 불명예 기록을 쓰지 않기 위해선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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