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형에게 하나 배웠다.”
한화 이글스 클로저 김서현(21)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전광판과 중계방송사 화면에 161km를 찍었다.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3-1로 앞선 9회말에 마무리로 등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도영에게 한가운데로 던진 초구 포심이 160.5km였다.

그런데 김도영은 이 공을 강하게 타격, 우중간에 떨어뜨리는 안타를 생산했다. 물론 천하의 김도영도 약간 배트가 밀리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강력한 공이었다. 한화에 따르면 트랙맨 기준 160.5km이고, 개인통산 두 번째로 빠른 공이었다.
구단에 따르면 김서현은 2023년 5월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서 160.7km를 찍은 바 있다. 이게 개인 최다구속이다. 당시 김서현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약 2년이 흐른 이날 경기서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김서현은 3년차를 맞이한 올해 풀타임 클로저로 변신, 포텐셜을 완전히 터트린다. 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세 가지의 구종을 구사한다. 150km대 후반을 쉽게 찍는 포심이 워낙 위력적이다. 팔 각도가 스리쿼터여서 타자들에겐 여전히 공략하기 까다롭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실투만 되지 않으면 속는 수준이다. 타자들이 워낙 빨리 타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구는 그냥 알고 당한다고 봐야 한다.
김서현은 이날까지 19경기서 1패1홀드10세이브 평균자책점 0.51이다. 이날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서 세이브를 추가한 박영현(KT 위즈)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선두다. 한화는 2018년 정우람(35세이브)에 이어 7년만에 세이브왕 배출에 도전한다.
그러나 정작 김서현은 김도영을 치켜세웠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얻어맞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김서현이 그렇게 클로저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그는 구단을 통해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오랜만에 세이브 상황이라 긴장감이 좀 있었는데 잘 막아낸 것 같아 더 말할 것 없이 기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서현은 “구속은 별로 생각이 없다. 크게 느낀 게 있다면 도영이 형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구속이 높게 나왔지만 그것도 맞을 수 있다는 걸 느꼈고, 다음에 더 붙어봐야 되겠다는 승부욕도 생긴다. 오늘 많이 배웠다. 세이브 순위에도 욕심 없다. 팀 승리를 많이 지켜내고 싶을 뿐이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