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달려도 빠르던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연장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터진 간판타자 김도영의 좌측 2루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타구 자체가 깊숙하게 날아가긴 했지만, 잘 맞은 타구여서 속도가 빨랐다.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나 대처가 기민하지 못한 선수라면 단타로 그쳤을 수 있다.

그러나 김도영은 과감하게 2루로 성큼성큼 뛰었고, 한화 좌익수 이진영의 정확한 2루 송구에도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먼저 2루를 점유했다. 좌측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뒤 처음으로 시도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약 1개월간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신신당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은 물론, 3루타와 도루도 되도록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사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의 경우 2023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서 크게 다친 뒤 작년부터 자제령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본능적으로 2루에서 상체부터 쓰러졌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과 정우영 캐스터는 김도영이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돼 자신감을 드러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김도영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고 벌떡 일어나 짧게 포효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이 장면을 보고 깜놀했다. 감독 입장에선 데뷔 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주 고생한 김도영의 건강이 늘 걱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3일 광주 한화전이 비로 취소되자 “어제 놀랐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저 정도로 달리는 건 괜찮다고 하더라. 본인도 문제없다고 하니까…”라면서도 “달려도 빠르던데”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되도록 김도영이 무리하게 주루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범호 감독은 “혹시나 해서 좀 그랬는데, 몸 상태는 괜찮고, 문제없다고 하더라. (돌아와서)한 열흘 정도는 그라운드에 적응도 하고, 그 다음부터 뛰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도루도 하지 말라고 했다. 될 수 있으면 완벽하다고 느꼈을 때, 본인이 괜찮다고 느낄 때까지 조심해서 뛰라고 했다. 그게 맞다. 3루타도”라고 했다.
그러나 선수의 승부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본인도 팀이 이기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 이해한다. 분위기를 살리려고 뛰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첫번째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아무리 KIA가 안 풀린다고 해도, 김도영은 몸을 아껴야 한다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이다. 지금도 팀에 부상자가 없는 게 아니다. 여기서 김도영이 다시 부상으로 빠지면? KIA는 나락으로 간다. 이범호 감독의 얘기가 일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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