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기업’ 된 빗썸… 높아진 위상, 무거워진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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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 뉴시스
빗썸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로서는 두나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자산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상장 추진을 앞두고 한층 높은 위상을 갖추게 됐지만, 한편으론 그에 따른 책임 및 의무도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두나무 이어 ‘대기업’ 도약… 동일인은 ‘이정훈’

이제는 어엿한 대기업이다. 2014년 설립된 빗썸이 11년 만에 공식적인 ‘대기업’ 타이틀을 받아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2025년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 기준이며, 올해는 총 92개 기업집단과 3,031개 소속회사가 지정됐다.

이번 공정위 발표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새롭게 대기업 반열에 진입한 기업집단이다. 총 5개 기업집단이 새로 포함됐다. LIG, 대광, 사조, 유코카캐리어스, 그리고 빗썸이다.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로는 두 번째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만 영위 중인 곳으로는 처음이다. 빗썸에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바 있다. 두나무는 올해 재계순위가 17계단 상승한 36위를 기록하며 ‘상위 대기업’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빗썸의 대기업 도약은 가상자산 시장 활기가 원동력이 됐다. 비트코인 시세가 1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활기를 띄면서 고객 예치금 등이 증가해 빗썸의 자산도 크게 불어난 것이다.

빗썸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 뉴시스
빗썸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 뉴시스

이로써 빗썸은 상장 추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대기업 타이틀을 달며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 빗썸은 올해 하반기 상장 추진을 예고해왔으며, 최근엔 상장에 앞서 사전작업 성격으로 풀이되는 기업분할을 재추진하고 나선 상태다.

또한 이번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통해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 이사회 의장이 지정되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둘러싼 논란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물론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은 부담이 한층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곧장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부여되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이 금지되는 등 각종 의무와 규제가 강화된다. 다만, 빗썸은 앞서도 공시 의무가 부여돼 이를 이행해온 만큼 공시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위상에 걸맞은 기업문화 구축 및 내부통제 강화는 과제로 지목된다. 빗썸은 최근 고위 임원에 대한 ‘황제 사택’ 제공과 이와 관련된 비위, 상장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전 대표에 상여금 등 47억원 지급 등으로 불미스런 잡음에 휩싸인 바 있다.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보다 성숙한 기업으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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