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전국 유치원 교사들이 KBS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의 황당한 대사에 분노를 표출했다.
2일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이하 ‘유치원교사노조’)는 드라마 ‘여왕의 집’의 설정에 반발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유치원교사노조측은 “지난 4월 28일 첫 방송된 KBS 드라마 ‘여왕의 집’ 1회 내용 중 국공립유치원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설정과 대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KBS2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연출 홍석구 홍은미, 극본 김민주) 1회에서는 YL그룹 장녀 강재인(함은정)과 전략기획팀 이사 황기찬(박윤재)의 외동아들이 납치되는 사건이 그려졌다.
재벌가 자녀가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다 유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아이의 외조모는 친조모에게 “돈도 많은 재벌집에서 국공립유치원을 보냅니까? 제일 비싼 사립유치원 보냈으면 이런 사단은 안났습니다. 혹여나 외손주라고 괄시하시는겁니까?”라고 울며 따지는 장면이 묘사됐다.
이에 유치원교사노조 측은 “이는 국공립유치원의 안정성과 교육적 가치를 폄하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표현”이라며 “국공립유치원을 자녀 유괴와 연결시키고, ‘값싼 선택’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묘사하는 설정은 유아 공교육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치원교사노조측은 KBS의 공식적인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가 공공성과 공정성, 교육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말것을 당부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KBS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한 시청자는 “국공립유치원을 비하하고 능욕한 kbs 공영방송으로서 부끄럽지 않습니까? 이렇게 수준 이하의 저질 방송을 하실 거면 수신료 반납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현직 교사라고 밝힌 시청자는 “저는 교사입니다.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아이들은 교육과 보육을 받으며 행복하게 커가고 있습니다. 헌데 프로그램에서 돈이 없는 사람이 보내는 유치원으로 매우 불쾌하고 저급한 표현으로 우리 모두를 모욕하였습니다”라면서 “유아, 학부모, 교직원 모두를 비하한 프로그램의 작가와 PD, 제작자 모두 고개 숙여 사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하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 노조 성명서 전문.
1.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위원장 윤지혜, 이하 유치원교사노조)는 2025년 4월 28일 첫 방영된 KBS 드라마 ‘여왕의 집’ 1회 내용 중 국공립유치원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설정과 대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해당 회차에서는 재벌가 자녀가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다 유괴당하는 사건이 주요 스토리로 등장하며, 이 과정에서 외할머니가 친할머니에게 “돈도 많은 재벌집에서 국공립유치원을 보냅니까? 제일 비싼 사립유치원 보냈으면 이런 사단은 안났습니다. 혹여나 외손주라고 괄시하시는겁니까?”라고 울며 따지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이는 국공립유치원의 안전성과 교육적 가치를 폄하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표현이다.
2. 드라마는 허구적 상상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일수록 그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국공립유치원은 국가가 책임지는 유아 공교육의 핵심 기관으로,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러한 국공립유치원을 자녀 유괴와 연결시키고, ‘값싼 선택’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묘사하는 설정은 유아 공교육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이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공립유치원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교직에 대한 자긍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육의 질은 단순히 ‘비싼 비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국공립유치원은 놀이중심·유아중심의 국가수준 교육과정과 엄격한 법적 기준을 충실히 따르며, 전문성과 헌신을 갖춘 교사들이 유아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지원금과 유아학비를 투명하게 집행함으로써 유아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학부모에게는 경제적 부담 경감을 제공하고 있다.
3. KBS 드라마 ‘여왕의 집’은 기획의도에서 ‘진짜 집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그 메시지에 걸맞게 공공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지닌 국공립유치원의 존재 이유 또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유치원교사노조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설정과 대사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가. KBS는 해당 장면과 대사가 갖는 사회적 파장을 인지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나. 공영방송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는 공공성과 공정성, 교육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 향후 드라마 및 방송 콘텐츠 제작 시, 공교육과 교육기관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4. 유치원교사노조는 앞으로도 유아 공교육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며, 교사들과 학부모, 시민사회와 함께 공정하고 건강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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