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다음은 10번인가?"
두산 베어스 강승호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이 강승호를 향해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농담을 날렸다.
강승호는 4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강승호는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10경기 35타수 3안타 타율 0.086이다. 삼진은 15개나 당했다. 지난 29일은 무려 598일 만에 9번 타순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취재진이 강승호의 타순을 언급하자 이승엽 감독이 "다음은 10번인가?"라면서도 "본인이 얼마나 답답하겠나. 공격 쪽에서 가장 기대를 하는 선수였다. 본인과 저희의 기대만큼 안 나와서 굉장히 답답하겠죠"라고 선수를 감쌌다.
이승엽 감독은 "그런데 안 좋은 부분을 좋아지게 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가 (강)승호를 포기할 수 없다. 어제(29일)도 좋은 타구가 하나 나왔다. 그게 빠졌으면 리프레시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잡히다 보니 심적으로 힘들어하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올 시즌에 앞서 강승호는 3루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주전 3루수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했고, 이승엽 감독은 강승호로 3루 공백을 메웠다.
포지션 변경의 여파일까. 타격 성적이 급감했다. 지난 시즌 강승호는 18홈런 81타점 타율 0.280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올해는 98경기서 23안타 1홈런 타율 0.209에 그쳤다. 3월은 타율 0.323으로 나쁘지 않았다. 4월 들어 타율 0.165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승엽 감독은 "하나 계기가 나온다면 올라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꼭 올라와 줘야 할 선수기 때문에 계속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다. 조금 더 기다려 보시죠. (강)승호가 제 컨디션을 찾아야 저희 팀 타선도 더 단단해지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드디어 9번 타순에서도 안타를 쳤다. 첫 타석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된 강승호는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깔끔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런 앤 히트와 정수빈의 진루타로 3루까지 향했고, 제이크 케이브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이어진 두 타석은 루킹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 안타가 이승엽 감독이 말한 '계기'가 될 수 있을까. 4월까지 두산은 12승 18패 8위를 기록했다. 강승호가 살아야 두산도 산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