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기분 좋은, 행복한 피로한 피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가 끝난 뒤 출산 휴가를 떠났던 오타니는 21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을 통해 다시 빅리그로 복귀했다. 그런데 복귀 이후 오타니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았다. 출산 경조사 휴가를 가기 직전 홈런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복귀 이후 4경기에서 16타수 2안타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2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2차전부터 오타니의 방망이가 다시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했다는 점. 당시 오타니는 3안타를 폭발시키며 복귀 후 첫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고, 이튿날에도 2안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29일 마이애미와 맞대결에선 1안타 3볼넷으로 '4출루' 경기까지 펼치더니, 30일 마침내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오타니의 홈런이 나온 것은 첫 번째 타석. 다저스가 0-1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마이애미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와 맞붙었는데, 초구 95.5마일(약 153.7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살짝 낮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무려 114.1마일(약 183.6km)의 레이저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나간 뒤 그대로 담장 밖으로 향했다.
안타는 한 개에 그쳤지만, 오타니의 활약은 이어졌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시즌 8호 도루를 손에 쥐었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내는 등 다저스의 15-2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아빠'가 된 후 첫 홈런을 터뜨린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1점을 먼저 내줬지만, 바로 따라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출산 이후 안타를 치지 못했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한 방이 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보통 출산 이후 선수들은 '각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로서 책임감이 남달라지기 때문. KBO리그에서는 이를 보통 '분유버프'라고 한다. 하지만 오타니는 반대였다. 오히려 출산 휴가를 다녀온 뒤 타격감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부진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볼 순 없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 생활 패턴에 큰 영향이 생겼다는 게 오타니의 설명이다.
오타니는 '첫 아이가 태어나 인생의 큰 전환점이 찾아왔다'는 취재진의 말에 "무사히 태어나줘서 정말 감사하다. 잠이 부족하긴 하지만 기분 좋은, 행복한 피로한 피로다. 덕분에 야구장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정이 일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생활 리듬은 확실히 조금 달라졌다. 오늘도 병원에 다녀온 뒤 경기장에 왔다. 앞으로 당분간은 그런생활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홈 경기일 때는 내가 옆에 있지만, 원정일 때는 내가 옆에 없다는 점이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득녀에 대한 기쁜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처음 아이를 안아봤을 때 어땠느냐'는 물음에 "뭐랄까, 따뜻했다. 예상보다 크게 태어나줘서 일단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그게 가장 다행이었다. 그리고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서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아내의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며칠간 건강하게 지내줘서 안심하고 원정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잠이 부족하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일상들을 보내고 있지만, 확실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 오타니는 "기본적으로 밸런스 있게 타석에 설 수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생각이다. 내일도 이른 시간에 경기를 하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