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연대경제교육원(이하 교육원)이 30일 사회연대경제교육원 혜화교육실에서 연중 기획포럼 월간 불턱(BULTUK) 두 번째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콜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강연과 임팩트 네트워크 창출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강연은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전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이, 이상진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상임이사와 김지영 (재)대구사회가치금융 상임이사가 사례발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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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지속가능경영연구소 소장이 콜렉티브임팩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박미리 기자] |
“사회 현상과 사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콜렉티브 임팩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다양해지며, 다양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회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회문제들은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해결하기 어려워 다른 방식의 해결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김민석 소장은 콜렉티브 임팩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란 무엇일까. 콜렉티브 임팩트는 2011년 시작된 개념으로, 공통의(콜렉티브, Collective)와 사회적가치(임팩트, Impact)의 합성어다. 즉,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마크 크래머(MarkKramer)와 존카니아(JohnKania)가 스탠포드 사회혁신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SIR)에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독적 개입, 협력, 콜렉티브 임팩트(통합된 협력) 등 세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콜렉티브 임팩트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섯가지 선행 조건이 만족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섯가지 선행 조건은 ▲공통의 아젠다 ▲측정 체계 공유 ▲상호 강화 활동 ▲지속적인 의사소통 ▲핵심 운영 조직이다.
콜렉티브 임팩트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공통된 명확한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의)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똑같은 측정 체계를 활용해 성공과 실패에 대해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측정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서로를 도와야 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는 콜렉티브 임팩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민석 소장은 강연에서 콜렉티브 임팩트가 잘 안되는 이유로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선행 조건이 만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표를 기후위기 대응, 지역사회 발전 등과 같이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으로 설정하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수치를 활용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 공통된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 서로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경우 성과지표에 따라 측정체계를 공유할 수 없다. 김민석 소장은 “모든 조직이 비슷한 활동을 하는 것도 실패할 수 있다. 다양한 조직이 함께할 때 각각의 고유한 일은 겹치지 않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의사소통이다. 김 소장은 “처음에는 의지를 갖고 하다가도 현실이 녹록지 않으니 갈수록 흐지부지된다”면서 “또 누군가는 중심을 잡는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핵심 조직이 없으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콜렉티브 임팩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챔피언이 있어야 하고, 적절한 재정 자원이 지원되어야 하며, 변화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소장은 “콜렉티브 임팩트는 한 문장으로 ‘함께, 제대로, 변화를 만드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렉티브 임팩트를 우리가 변화를 만들고, 함께 협력하면 성공한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 하지만 단순한 협력은 아니다. 제대로 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기까지 다양한 것이 모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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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월간 불턱 두번째 행사가 열렸다.[사진=박미리 기자] |
임팩트 네트워크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민석 본부장의 강연이 끝난 후에는 이상진 상임이사와 김지영 상임이사가 각각 임팩트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상진 상임이사는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에 대해, 김지영 상임이사는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연대경제 생태계에 대해 발표했다.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사회적기업들이 설립됐을 당시, 단독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 사회적기업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사단법인으로 설립한 데서 시작됐다. 하지만 설립된 이후 오랫동안 제대로 작동되지 않다가 2022년부터 이상진 상임이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조직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것은 공공이나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조직 내에서도 이런 방식과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이상진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 내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도 하고, 다양하게 노력하지만 실질적으로 생산성과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우리 내에 사람의 다양성을 확보해야한다. 이렇게 확보된 다양성을 통해 새로움이 있고 창의적인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거기서 즐거움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고 자발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 같은 자발성은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결국 세상이 변할 수 있는 조금의 성과들이 축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번째를 다양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는 테마별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고 나아가 비즈니스를 지속하게 할 수 있는 방식까지 고민하는 방식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는 매달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소셜모닝살롱(사회혁신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임) ▲소셜이브닝살롱(사회혁신기업가들의 네트워킹 모임) ▲가치금융 네트워크(현장조직, 금융 및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혁신기업에 알맞은 상호금융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모임)다. 이상진 상임이사는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에) 현재 250여명 정도가 있는데, 앞으로 실질적인 프로젝트 협력과 학습하는 과정에서 협력에 대한 아이디어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현장에 있는 사회혁신 기업가들의 참여도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향후 이런 (네트워크가) 잘 되고, 안정화되는 상황 속에서는 조금 더 관대한 공동의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재)대구사회가치금융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대부분 제도나 정부 주도하에 의해 성장했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폐업이나 파산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구에서는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역에서 사회적 금융을 조직해 사회적경제기업의 활동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설립된 대구사회가치금융은 사회적협동조합 안에서 소액 대출, 상호 부조 등의 활동을 통해 대구 지역 내에서 사회적인 자본을 모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성규모는 9억 5000만원이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최근에 진행한 사업 중에는 외부 펀딩 없이 자체적으로 조성한 자금으로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에게 소액 대출을 진행한 것이 자부심을 갖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5년도에 공을 들이는 사업 중의 하나가 공제부금이 아니라, 임팩트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제부금은 사용자와 기여자가 선순환되는 방식의 형태라면 임팩트펀드는 우리 기업이 매출을 10억원을 내면 매출액의 0.1%를 지역 내에 매년 기여하는 구조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기업도 어려운 상황인데, 그래도 (참여 기업을)계속 조직해서 연내 30개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구사회가치금융은 비상금고를 운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비상금고는 사회적경제종사자들을 대상으로 10만원씩 돈을 내고 재단이 매칭해 100만원 가량의 자금을 만들어 주는 사업이다. 김지영 상임이사는 “사실 대구사회가치금융재단이 아직 많은 돈을 모아내거나 크게 조직화를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그 길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서울 경기 혹은 전국 단위에서 좋은 사례들이 있으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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